17년만에 정부 폐쇄(shutdown)가 발생한 것과, 진실보다는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당파적인 미국 언론의 현실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공화당을 옹호하는 폭스 뉴스가 민주당을 옹호하는 MSNBC보다 조금 더 잘못이 크지만 둘 다 몰락하는 미국 언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객관적 사실보다는 패널들의 의견 중심으로 흘러가는 케이블 TV의 확장과 전통적 신문 산업의 몰락은 미국 언론이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진실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물론 미국 사회가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양극화(Polarization)되는데 언론이 유일한 역할을 한 것은 아닙니다. 경기 침체, 선거구의 임의적 획정(gerrymandering),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인구 구성도 그 원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언론도 그 책임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정치적 입장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케이블 티비와 소셜 미디어는 인기가 높고 많은 수익을 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방을 가차없이 비판하는 프로그램들은 티비 출연자와 방송사의 CEO, 그리고 주주들에게 금전적 이익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미국 사회는 더 냉소적으로 변하게 되고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의 간극은 더 커지게 됩니다. 물론 희망도 있습니다. 최근 비영리 언론의 출현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 생산이 활발해진 점은 긍적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복잡한 공공 정책에 관해 사실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정보를 전달하는 뉴스보다는 단순하고 의견 중심의 뉴스를 내보는 것이 이윤을 더 크게 창출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당파적인 뉴스를 내보는 것이 재정 위기를 맞이한 많은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되었습니다.
MSNBC의 간판 진행자들과 패널로 출현한 사람들은 공화당 하원 의워들을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wacko-birds)이라고 부릅니다. 폭스 뉴스 진행자는 건강 보험 법안을 두고 “오바마케어가 가진 문제가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사실 관계 없이 비난합니다. 이와 비슷한 예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정부 폐쇄에 관련된 MSNBC와 폭스의 뉴스 보도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폭스가 훨씬 더 과장되고 맥락과 전혀 관계없는 뉴스를 많이 내보내긴 했지만 MSNBC의 보도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 시민들은 오바마케어의 내용이 무엇인지 여전히 거의 알고 있지 못합니다. 반면, 케이블 티비 진행자들이나 정치 평론가들은 전례없는 부와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극보수 라디오 진행자인 러시 림바우(Rush Limbaugh)는 지난해에만 6천 600만 달러를 벌었고 다른 보수 미디어 진행자인 글렌 벡(Glenn Beck) 역시 지난해 9천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진보쪽 언론을 보면 MSNBC의 간판 진행자인 레이첼 매도우(Rachel Maddow)는 700만 달러, 크리스 매튜스(Chris Matthews)가 5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민들은 무엇을 얻고 있나요?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지나치게 과열된 정치 토론과 사실 관계의 왜곡입니다.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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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편의 활약(?)을 목도하노라면 한국도 흡사한 길을 걷고 있는 듯니다.
한국관련 기사인 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