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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디좁은 칸막이 방에 사는 홍콩의 저소득 노동자 문제

홍콩의 몽콕 지역에 있는 450sqft(13평 상당)의 한 아파트에는 지금 22명이 살고 있습니다. 간신히 조그만 침대 하나 들어갈만한 ‘찬장’이 차곡차곡 쌓여있죠. 이 찬장의 문을 옆으로 밀면 조그마한 TV와 천장, 얇은 매트리스가 나타납니다. “그래도 에어콘은 나와요. 없으면 잠을 못잘 거에요.” 55세의 실업자 응치헝 씨가 말했습니다. 윗 찬장에 살고 있는 59세의 층틴상 씨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그는 가벼운 심장질환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길거리를 헤맵니다.

홍콩의 인당 GDP는 한국보다 50% 이상 높은 37,000 달러로 영국이나 프랑스 대비해서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문제는 응씨 같은 비숙련 노동자가 찾을 수 있는 직업이 없다는 겁니다. 홍콩의 경제는 1980년대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50-60년대 성행하던 제조업이 사라지고 은행, 보험, 트레이딩, 유통 및 부동산 등 서비스 분야 종사자가 전체 인력의 90%를 차지하게 된 것이죠. 교육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물가는 전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응씨가 공사장이나 식당 서버로 일하면 7,000-8,000 홍콩달러 (100만원) 을 벌 수 있는데 이 0.4평 상당의 찬장칸 집값으로 월 1,440 홍콩달러 (20만원) 를 내야합니다. 그나마도 지난 4년간 홍콩 집값이 20%이상 치솟으면서 이 닭장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저소득층의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정부의 요청으로 조사를 실시한 Policy 21 에 따르면 적어도 17만명 의 사람들이 이런 열악한 주거공간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정확히 파악이 어려워요. 이런 아파트가 홍콩 전역에 퍼져있는데 계속 내부를 분리해서 분양하고, 또 없애기도 하거든요.” 렁춘잉의 홍콩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가장 비판받는 정책 중 하나입니다. 임기 기간중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 공간을 20,000개 더 짓겠다 약속했으나 몇년이 걸릴 것이고 지금도 공공아파트 대기 수요는 23만명에 다다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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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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