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최근 애플이 발표한 저가형 아이폰 5c와 신형 아이폰 5s를 애플 스토어나 다른 소매 매장보다 싼 가격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저가 모델인 5c는 2년 계약 조건으로 79달러에 팔릴 계획인데 이는 다른 매장들보다 20% 싼 가격입니다. 모델 5s의 경우도 189달러에 판매되는데 이 역시 다른 곳보다 10달러 낮은 가격입니다. 이는 애플이 오랫동안 지켜온 가격 통제 정책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대한 최소 가격을 판매점에 전달하는데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은 이를 지킬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애플은 채찍과 당근을 병행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판매자들이 권고 가격을 지킬 경우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보상을 하기도 하고 가격을 낮추려고 하는 경우는 아예 물품 공급을 줄여버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월마트는 어떻게 새 아이폰 제품들을 권고 가격보다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일까요? 장기 계약 대가로 아이폰 가격을 보조해주는 통신사들이 이번에도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많은 보조금을 지불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통신사들이 이러한 전략을 줄여 나가고 있는 추세라 이 시나리오가 맞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 두 가지 입니다.
1. 월마트가 애플에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 애플이 최근 저가 모델을 출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애플은 저소득 소비자들을 공략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미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는 고소득 소비자들 사이에서 판매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고 삼성 역시 고소득 소비자를 겨냥한 경쟁 상품을 내 놓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저소득 소비자들에게 눈을 돌리는 전략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이러한 애플의 상황을 알고 있는 월마트가 “애플이 원하는 저소득 소비자들을 우리가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20달러를 할인해 주는 조건으로 우리 고객들을 애플의 고객으로 만들어라”라는 계약을 제시했을 수 있습니다.
2. 월마트가 애플의 권고 가격을 무시했을 가능성: 월마트가 애플이 제시하고 있는 권고 가격을 무시하고 세일을 진행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래 아이폰을 팔아서 남는 마진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월마트는 세일로 인해 아이폰 판매 자체에서 나오는 마진이 조금 줄어드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아이폰 판매로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케이스나 스크린 커버 판매에서 40% 이상의 마진을 낼 수 있다면 월마트는 남는 장사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월마트는 전통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시장에서 인기있는 제품을 다른 매장보다 저가에 판매해 온 전력이 있습니다. 또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핸드폰 판매 매출을 올리고 있는 월마트 매장은 자신들이 권고 가격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애플이 아이폰 공급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Business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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