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직관적으로는 어려운 언어와 덜 어려운 언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언어의 난이도를 측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례로 미국 국무부는 외교관들을 위한 외국어 수업에서 다양한 언어들을 난이도 별로 나누어 놓았지만, 이는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난이도일 뿐 보편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언어의 난이도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을 찾는 것 자체가 연구의 주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라틴어나 러시아어처럼 동사나 명사에 어형 변화가 있는 언어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지겠죠. 얼마전, 한 연구에서는 “작은 언어”, 즉 다른 언어들과 접촉이 적은 언어가 굴절(inflection)이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반대로 두 언어가 만나 만들어진 크레올어는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생겨 완전한 언어로 정착해도 구조적으로 보다 단순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굴절도 언어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발음이나, 성(gender)의 구분 여부, 어순의 엄격성 등 언어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이런 모든 요소를 반영해서 세상 언어들을 한 줄로 세우는 것은 역시나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접근법이 등장했습니다. 어려운지 쉬운지의 판단은 일단 유보하고, 흔치 않은 특성을 가진 언어 순으로 줄을 세우는 방법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12가지 특성을 기준으로 239개 언어의 순위를 매겼습니다. 그 결과 지구상에서 가장 “특이한” 언어는 멕시코에서 쓰이고 있는 찰카통고 믹스텍어(Chalcatongo Mixtec)이고, 표준에 가까운 “평범한” 언어는 헝가리어와 힌디어, 광둥어 등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가장 어려운 언어”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작은 언어”에 굴절이 많고, 모국어와 다른 계통의 언어일수록 배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나에게” 가장 어려운 언어를 배우고 싶다면, 다른 언어와 접촉이 거의 없는 지구 반대편의 언어를 골라야 성공 확률이 높아지겠죠.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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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어와 영어는 상당히 상극인 언어군요. 유라시아의 끝과 끝, 접촉시점도 길게잡아야 한 백오십년..
실제로 미국 국무부에서 나누어놓은 표를 보면 한국어는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과 함께 가장 어려운 언어로 분류되어 있어요. 말씀하신대로 한국어가 접촉한 타 언어도 150년 전까지는 주로 중국어나 일본어 정도였으니 꽤 "작은 언어"라고 볼 수 있을테고요... 그런데도 전 국민이 목숨 걸고 영어공부를 해야하니 참 힘든 현실입니다ㅎㅎ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미 일전에 Tuyuca어가 가장 어렵다고 선정한 바가 있습니다. 자기네들도 까먹고 있었나 보군요. ㅎㅎ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