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실버는 2008년에는 미국 50개 주 중 49개 주, 그리고 2012년에는 50개 주 전체의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여 일대 파장을 일으킨 빅데이터 세계의 거물입니다. FT와의 인터뷰에 연한 하늘색 셔츠와 안경을 쓰고 나타난 네이트 실버는 영락없는 모범생(nerdy nerd)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래보여도 ‘괴짜의 경제학’의 저자들과 ‘머니볼’의 야구 매니저 빌리 빈에 이어 통계학자들의 인기를 최고봉에 올려놓은 스타입니다. “바지지퍼가 열린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공항에서 저를 쳐다봅니다.” 곧 그는 자신의 인기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려 합니다. “언제 TV에 나왔고 그 채널이 얼마나 유명한지에 따라 사람들이 나를 알아볼 가능성을 계산해볼 수 있을 정도라니깐요.” 라며 웃습니다. 대선 예측 스토리를 30-40번씩 들려주는 것도 지겹다고 덧붙입니다. “이젠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에요.”
이번 여름, 다음단계로 넘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2010년 그는 뉴욕타임즈와 정치블로그 FiveThirtyEight 3년 연재 계약을 맺었습니다. 3년이 지나자 월스트리트의 기업과 스포츠 구단, 그리고 할리우드의 스튜디오까지 그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뉴욕타임즈 역시 간부들을 동원해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는 결국 ESPN 을 자신의 다음 활동 무대로 선택했습니다. 주로 온라인에 글을 쓰고 가끔씩 TV 쇼나 ABC 뉴스에 등장하는 조건입니다. 네이트 실버는 열혈 야구팬으로서 월드시리즈를 분석하는 일로 돌아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풀타임 포커선수기도 했던 그는 수십명의 기자, 편집자, 데이터 분석가와 함께 스포츠는 물론 경제, 날씨, 교사들의 실적, 대학 선택, 식당 선택, 오스카상부터 외교 정책까지 다양한 분야를 분석할 예정입니다. “정치는 다룰만큼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이상 지적호기심이 생기지 않아요.”
네이트 실버는 착한 느낌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언론계와의 불화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정치기자들은 그를 새로울 것 없는 소스를 가져다쓰는 ‘일개 블로거’ 로 폄하했습니다. 네이트 실버는 관료적인 그들과 일하는게 쉽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글쎄, 기존 미디어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글을 쓰는 프로페셔널한 거짓말쟁이들이죠.” “정치분석가들에겐 근접한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하는 게 제일 쉬워요. 오바마가 승리할 가능성이 80%라고 말하면 편향된 분석이라고 몰아붙이죠.”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그를 ‘여성스럽다’ 고 부르며 모욕한 공화당 지지자들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도 그를 폄하했고, 속해있던 뉴욕타임즈 안에서도 그의 존재를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뉴욕타임즈의 인기에 공헌한 바는 지대합니다. 대선 기간 중에는 뉴욕타임즈 독자 5명 중 1명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할 정도 였습니다. “ESPN으로 가면 헷지펀드로 가는 것 만큼 돈을 벌지는 못하겠지만 저에게는 훨씬 신나는 도전이에요. 브랜드 가치를 쌓고 나서 헷지펀드에 가도 늦지 않아요.”
“예전에는 하버드 졸업생을 우러러 봤다면, 요즘은 하버드 자퇴생을 우러러 보자나요” 라고 말하며 그는 웃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가득하나 관료적인 시스템과 정치에 갇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비리그가 신문사와 비슷하다는 거죠.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그도 잘나가는 언론사를 박차고 나온 건 아닙니다. ESPN 역시 하나의 거대한 기업이며, 그의 블로그 FiveThirtyEight 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킬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아직도 배고파요. 4년 더 열심히 일해보려고요.”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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