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실제 개발비가 항상 예산보다 초과되는 이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지는 지난주 현재 미국 서부지역의 거대한 운수송 중심지로 계획되고 있는 트렌스베이 환승센터(Transbay Transit Center)의 사업비가 예산보다 3억 달러(약 3,300억 원)이상 초과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한 시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예산초과가 앞으로의 사업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트렌스베이 개발사업에 대한 시정부의 낙관적 인식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대규모 도시 개발사업에서 예산초과 문제가 얼마나 일상적인 일로 간주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예산초과 문제가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을까요?

몇 년 전 옥스포드 대학의 한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교통인프라 사업 258개를 분석하여, 10개 중 9개 꼴로 예산초과 문제가 발생하였음을 밝혀냈습니다. 실제 사업비는 초기 예산에 비해 평균적으로 28% 높았으며, 도로 사업보다 철로 사업에서 더 많은 예산초과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예산초과의 문제가 예외적인 개인의 잘못된 업무수행보다는 사업비 예측과정의 구조적 결함에 기인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일례로 상단의 연구를 수행했던 한 연구자(Flyvbjerg)는 대규모의 도시개발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많은 공공의 담당자들이 전략적으로 사업비를 축소하는데 관여해온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심리학에서 인지적 편견이라 일컫는, 과도하게 낙관적인 개발주도자들의 사업 전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예산초과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이 실제로 무엇이든지 간에,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비슷한 사업들로 구성된 ‘참조 자료(reference class)’를 만들어서 개발비를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실제로 수행되었던 과거의 사업비 목록을 신사업 추정예산의 현실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비에 대한 정치적 눈가림이나 인지적 편견으로부터 오는 예산예측의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the Atlantic C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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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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