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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역에 거주하는가가 세대간 계층 이동에 미치는 영향

하버드와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각 주별로 세금 제도가 다른 것이 세대간 계층 이동 (intergenerational mobility)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세대간 계층 이동 정도는 부모와 자식간의 소득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측정했습니다. 놀랍게도 저소득층에게 세금 혜택을 주고 부유한 사람들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는 것은 세대간 계층 이동을 높이는 데 조금밖에 효과가 없었습니다. 또 그 지역에 대학교가 몇 개가 있는지, 등록금이 얼마인지 등도 세대간 계층 이동 정도와 아무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세대간 계층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을 찾아냈습니다. 이 요인들은 모두 어떤 지역에 살고 있는가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우선 그 지역에 얼마만큼의 중산층이 존재하고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가 중요한 요인입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세대간 계층 이동은 저소득층이 한 데 모여있지 않고 다양한 소득 수준의 가구가 함께 분포하는 지역에서 높았습니다. 또 부모가 둘 다 있는 가계가 많은 지역, 좋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다양한 시민사회 활동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세대간 계층 이동 정도가 높았습니다.

세대간 계층 이동 정도는 미국의 남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낮았습니다. 특히 이 정도가 낮은 도시들은 애틀란타, 샬롯, 멤피스, 인디애나폴리스, 신시내티, 콜럼비아 등입니다. 반면, 미국 북동부와 서부 지역에서는 계층간 이동 정도가 높았습니다. 세대간 계층 이동 지수가 높은 주요 도시들로는 뉴욕, 보스턴, 솔트레이크시티, 피츠버그, 시애틀,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미네소타의 주요 도시들이 포함됩니다.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나타니엘 헨드렌(Nathanniel Hendren)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지역에서 자라는지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세대간 계층 이동 정도는 단순히 평균 소득이 높은 곳에서 더 높지 않습니다. 애틀란타와 시애틀처럼 평균 소득이 비슷한 지역에서도 세대간 계층 이동 정도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미국 전체 소득 분포에서 하위 25%에 해당하는 가계에서 자란 시애틀 출신 어린이는 성인이 된 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들과 비슷한 소득 수준을 보였지만, 애틀란타 출신의 하위 25% 소득 가계에서 자란 자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세대간 계층 이동이 가장 높은 시애틀, 솔트레이크시티, 혹은 피츠버그의 경우 계층 이동 수준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덴마크나 노르웨이 수준이었지만, 애틀란타나 멤피스의 경우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계층 이동 정도가 낮았습니다. 어떤 도시에서 자라는가는 고소득층 가계의 자녀들보다 중산층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의 계층 이동에 훨씬 중요했습니다.

이전 연구들은 미국에서 저소득층 출신의 자녀가 고소득층으로 올라가기가 다른 선진국들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과거 연구들의 주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줍니다. 소득 상위 1%의 가계에서 자란 자녀 3명 중 1명은 서른살이 되었을 때 이미 10만 달러 이상을 벌고 있습니다. 소득 하위 50%에서 자란 자녀 중에서는 서른이 되었을 때 연봉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은 25명당 1명 꼴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어렸을 때 세대간 계층 이동이 낮은 지역에서 높은 지역으로 이사한 경우는 계속해서 세대간 계층 이동이 높은 지역에서 자란 어린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계층 이동을 보였지만, 청소년기에 이사를 하면 계속해서 계층 이동이 높은 지역에 살고 있던 또래보다 현저히 낮은 계층 이동 수준을 보였습니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소득 분포 하위 20%에서 자란 자녀가 상위 20%로 이동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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