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복용으로 체육계에서 퇴출”
스포츠의 근본 정신을 훼손하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가 적발돼 강제 퇴출당하는 것만큼 불명예스러운 은퇴는 없을 겁니다. 지난주 단거리 육상계의 간판인 게이(Tyson Gay)와 파월(Asafa Powell)에 대한 도핑테스트 결과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두 선수 모두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돈과 명예를 모두 잃게 되는 위험한 범죄의 유혹을 왜 선수들은 쉽게 떨쳐내지 못할까요? 함부르크 대학의 붸첼(Berno Buechel) 교수 연구팀이 가장 기본적인 수학 이론 가운데 하나인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 이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이론이 선수들과 규제당국(또는 협회) 두 가지 참가자만 존재한다고 가정했다면 붸첼 교수 연구팀은 여기에 스포츠를 즐기고 응원하며 경기를 위해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팬(또는 스폰서 기업)을 세 번째 참가자로 추가했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에 경쟁하는 두 선수 A와 B가 있습니다. 둘 다 금지약물에 손도 대지 않고 정정당당히 겨룰 수 있다면 페어플레이라는 스포츠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상황이지만,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사 한 대만 맞으면 기록을 단축해 상대방을 꺾을 수 있다는 게 뻔하다면 이 유혹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규제당국이 제 역할을 한다면 유혹을 억누를 수밖에 없습니다. 도핑테스트를 엄격하게 실시해 규칙을 어긴 선수를 빠짐없이 적발해낸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현실의 규제당국은 그다지 엄격하지 않은 도핑테스트를 띄엄띄엄 실시할 뿐입니다.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일 수도 있고, 지나치게 잦은 도핑테스트가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금지약물이 만연해 있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밝혀지면 팬(또는 스폰서)들이 완전히 등을 돌려버려 해당 종목 자체가 고사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다고 붸첼 교수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결국 엄격하게 검사를 못하는 규제당국을 비웃듯 선수들은 금지약물을 몰래 계속해서 복용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스포츠의 경쟁은 정해진 원칙을 준수하는 한에서만 유효합니다. 공공연한 반칙을 묵인한다면 팬들을 잠시나마 붙잡아둘 수는 있겠지만, 결국 그 스포츠는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규제당국이 투명하고 과감하게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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