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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워싱턴DC 진출, 가능할까?

워싱턴 DC 시의회는 지난 10일 대형할인점 규제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 이상이고 매장 면적이 75,000평방피트 이상인 업체는 직원들에게 시급 12.5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미국 최저 시급인 7.25달러보다 이미 1달러 많은 워싱턴DC 법정 최저 시급보다도 50%가 가까이 많은 액수입니다. 법안이 특정 업체를 규제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따져보면 규제 대상은 월마트입니다. 노조가 결성되어 있는 경쟁업체 자이언트나 세이프웨이는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닌데다 이미 들어선 매장은 향후 4년간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결국 워싱턴DC에 6개 점포를 낼 계획인 월마트만이 규제 대상이 됩니다.

월마트는 미국의 수도에 진출하기 위해 직원 연수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환원계획 등 여러가지 카드를 썼습니다. 6개 점포가 문을 열면 일자리 1,800개가 생기고 시 정부의 세입도 크게 늘어난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자 월마트는 오픈 예정 계획 가운데 3건을 취소하고 남은 3건도 재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월마트 유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형할인점이 오히려 지역사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지역 상권을 해치고 , 지역 전체의 고용과 임금 수준에 오히려 악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임금 수준이 낮은 대신,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식료품과 생필품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지출하는 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일부 점포가 들어설 곳에는 파괴될 지역 상권이 애초에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미 워싱턴DC 주민들 가운데 인접한 메릴랜드나 버지니아 주의 월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월마트가 새로이 노조 강세 지역으로도 진출을 꾀하고 있는 까닭은 미국 전체 시장에서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작년에는 뉴욕시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반면 시카고에서는 워싱턴DC와 비슷한 규제 법안에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해 진출이 이뤄졌습니다. 워싱턴DC 시장이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기 전에 시카고의 선례를 보면 참고가 될지도 모릅니다. 2006년 1호 매장 오픈 후, 시카고에는 무려 9개 월마트 점포가 들어섰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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