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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마크 카드 문구로 보는 미국 사회의 변화

2014년 홀마크(Hallmark) 신제품 가운데는 “이 생에서 우리가 만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 가장 소중한 기억 속에 네가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야”라는 문구를 담은 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친구에게 보내는 카드입니다.

미국의 인사 카드 업계는 사회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새로운 카드 시장을 개척해내는 분야입니다. 미국 카드 업계 선두주자인 홀마크(Hallmark)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기존에 터부시 되었던 사안에 대해서도 보다 솔직한 태도를 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카드 문구에 알츠하이머나 암과 같은 병명이 그대로 쓰이기도 하고, 자살이나 유산처럼 언급조차 어려웠던 일에 대한 맞춤형 카드들도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조문 카드들은 잔잔하고 차분한 색감을 사용했지만, 요즘은 화려한 디자인도 사용되는 추세입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특정 종교색이 분명했던 조문 카드 문구들도 종교색을 빼고 모호한 영적, 정신적 위로를 담은 문구들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카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네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아프다”와 같이 자기중심적인 메시지는 요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의무적인 애정 표시는 점점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종이 크리스마스 카드가 소셜 미디어 상의 메시지로 대체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하지만 슬픔과 관련된 카드들은 좀 더 오래 살아 남을 것 같습니다. 자식이 페이스북 상에서 부모님의 부고를 전하더라도, 이를 본 친구와 친척, 지인들은 여전히 종이 카드를 보내오기 때문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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