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이후 프랑스에서 “노동자를 내일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복지 시스템은 60여 년 3배로 확대되었고, 그 규모가 OECD국가들 중 최대인 GDP의 32%에 달합니다. 특히 현 집권당인 사회당은 과거 집권 때 마다 정년을 낮추고 전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하는 등 복지 제도를 확장시켜 왔습니다. 올랑드 대통령도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을 약속하며 당의 기조를 지켜가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가 재정이 악화되면서 공약 이행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연금, 가족 수당, 실업 수당 등 주요 복지 기금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위원회는 공공 지출을 관리하고 정부 재정 적자를 해결할 정책을 도입하라고 프랑스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5-60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맞이하는 향후 20년 간 연금의 재정 상태는 더욱 나빠질 계획입니다. 다행히 프랑스의 출산율은 이웃의 선진국인 독일에 비해 높아 그 이후에는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가장 단순한 해결책은 연금 지급액에 물가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거나, 정년을 연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은 이 두 가지 해결책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일을 일찍 시작한 사람은 60세 이전에 퇴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옵션은 두 가지 입니다. 고용주와 노동자로부터 더 많은 돈을 걷어들이고, 연금 납부 기간을 늘이는 것입니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는 것은 올랑드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식이지만, 연금 납부 기간을 늘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입장이 조금 애매합니다. “수명이 길어지는만큼 모두들 조금 더 오래 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정년 연장에는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66년 생 연금 가입자의 연금 납부 기간을 현재의 41.5년에서 44년으로 늘이면 연금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이는 정년 연장 없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기업 및 노조와 함께 여름 내내 협상을 거쳐 가을쯤 연금법을 개정하고, 그 이후 순차적으로 실업 수당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타협을 통한 해결이 올랑드 대통령의 문제 해결 방식이지만, 균형을 맞추고 서로 양보하느라 획기적인 해결책은 나올 수 없다는 것이 맹점이기도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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