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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의 브랜드 개발 전쟁

2012년 매출 기준 포츈 500 기업 중 중국 기업은 73개로, 미국 132개 기업의 바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브랜드의 “세계 최고 브랜드 100″에는 중국 브랜드가 단 한개도 없었습니다. 니르말야 쿠마르(Nirmalya Kumar) 교수와 장-베네딕트 스틴캠프(Jan-Benedict Steenkamp) 교수의 새 책 브랜드 혁명(Brand Breakout) 에 따르면, 개발 도상국 기업들도 이제 서서히 브랜드 구축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저자들은 이머징 마켓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8가지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첫째는 일본의 도요타와 소니, 한국의 삼성이나 현대처럼 중저가 상품으로 시장에 진입한 후 서서히 품질과 가격을 높여가는 방법입니다. 중국의 피아노 제조업체 펄리버(Pearl River)이 같은 방법으로 야마하의 명성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중국의 백색가전 하이얼(Haier)도 “Haier and higher”라는 모토 아래 서방의 경쟁자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기업고객에서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인도의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는 트랙터로 시작해 개인용 자동차 생산으로, 중국의 화웨이(Huawei)는 통신장비업체에서 핸드폰 제조업체로 변모하는 중입니다. 중국의 갈란즈(Galanz)는 서방기업에 납품하던 OEM 업체에서 자체 브랜드의 전자레인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세번째는 교포들을 활용하는 겁니다. 인도의 릴라이언스(Reliance MediaWorks)는 미국의 인도 교민들을 대상으로 발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배포하는 체인을 구축했습니다. 필리핀 패스트푸드 체인 졸리비(Jollibee)도 필리핀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확산되었으나, 이 전략은 주류 사회로 확장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돌아온 교포”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 출장갔던 서구인들 뇌리에 각인된 만다린오리엔탈 호텔, 멕시코에 휴가가서 마시던 코로나 맥주 등을 본토로 역수입하는 거죠.

네번째는 돈으로 유통채널을 사는 겁니다. 인도의 타타 자동차(Tata Motors)가 영국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를 인수하거나, 중국의 브라이트푸드(Bright Food)가 영국 시리얼 Weetabix을 인수하여 양국의 유통망을 활용한 것이 좋은 예일 것입니다.

개발도상국의 후진적 이미지를 떨쳐버리기 위해 브라질의 플립플랍 아바이아나스(Havaianas)처럼 브라질 해변의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칠레의 와인브랜드 꼰차이또로(Concha y Toro)처럼 그 국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연계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도의 “Incredible India” 같은 국가 브랜딩 작업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바이의 “Emirates” 항공이 두바이를 물류, 비지니스, 관광 허브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 처럼 국가의 ‘슈퍼스타’를 만드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굉장히 어려운 케이스입니다.

이머징 마켓 기업의 글로벌화를 가로막는 건 다름아닌 내부적 관행입니다. 외국인임원의 고용을 꺼리는 등 낯선 문화가 섞이는 걸 주저하는 거죠. 그럼에도 강력한 경제적 인센티브는 모든 것을 바꾸어놓습니다. 작년 대만의 에이서(Acer)가 작년 0.4%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브랜드 구축에 성공한 삼성은 10%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제 이머징마켓 브랜드도 전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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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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