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일대의 우타라칸드(Uttarakhand) 주에는 우기가 찾아왔습니다. 갑작스레 많은 비가 내리면 홍수가 일어나는 건 자연 현상입니다. 예년보다 네 배 이상 많은 385mm의 비가 내렸으니 물난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났을 거라는 데까지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사망자 수가 5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끔찍한 전망이 나올 정도로 피해가 커진 건 분명 예상 밖의 일입니다. 우타라칸드 주 정부는 어마어마한 강수량을 강조하고 있지만, 홍수가 이렇게 심하게 난 건 난개발을 묵인해 온 정치인들의 탐욕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 곳곳에 마구잡이로 들어선 호텔과 건물들, 이들을 잇는 도로들이 삼림의 홍수 제어능력을 크게 훼손한 건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최근 감사결과 주 정부 산하 재난대책본부는 간판만 걸어놓았을 뿐 단 한 차례 회의를 한 적도 없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 정부의 어느 누구도 앞서 일어났던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산사태를 정말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우타라칸드 주 정부는 오히려 중앙정부의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습니다. 앞서 인도 환경부가 강 주변지역 135km를 생태계 및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호텔을 비롯한 개발제한구역으로 정하자, 우타라칸드 주지사는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처사라며 즉각 이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개발을 계속했습니다. 개발을 허가해주고 리베이트를 챙기는 데 맛을 들인 정치 엘리트 집단은 인도에도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댐 건설도 뜨거운 이슈입니다. 하나를 짓는 데만 해도 수몰지역에 대한 예측과 보상 문제 등이 얽히고 섥힐 수밖에 없는 게 댐인데, 현재 갠지스강을 따라서만 무려 70개의 댐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 단계에 있습니다. 환경보호론자들도 모든 댐을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다만 정말 필요한 건설과 그렇지 않은 댐을 꼼꼼히 구분했다면 70이라는 숫자가 나오지는 않았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히말라야 산맥 곳곳에 위치한 힌두교 성지들을 찾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순례객들도 자연파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힌두교에 밉보이고 인도에서 정치를 하려는 건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는 어느 정당도 이 문제를 꺼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뒤늦게라도 자연보호구역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건 다행입니다. 하지만 난개발 억제, 신중한 댐 건설, 순례객 제한 등 관련 이슈들을 방관하다가는 또다른 재앙을 막지 못할 겁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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