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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덴마크로 옮겨갔을 뿐입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계급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늘날 더 이상 사실이 아닙니다. 불평등이 더 많은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월급과 결혼, 그리고 아이들의 숙제에서도 불평등의 흔적이 보입니다. 왜 상위 1%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렇게 많은 돈을 버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기술 발전은 승자 독식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시장 규제를 줄인 것은 월스트리트가 더 많은 보너스를 가져가고 더 위험한 투자를 가능하게 했으며 세계화는 노조의 힘을 줄여서 임금 협상력을 약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고소득자들은 단순히 돈만 많이 벌지 않습니다. 그들은 다른 고소득자들과 결혼을 함으로써 사회의 불평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고소득 커플의 경우 이혼률이 낮고 자식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자식 교육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합니다. 1975년과 비교해 대학 교육을 받은 부모가 자식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증가율은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부모들에 비해 2배나 높습니다. 1972년과 비교해 2006년에 고소득 가정에서 자식의 과외활동에 투자하는 돈은 150%가 증가한 반면 저소득 가정에서의 투자 증가율은 57%에 불과합니다.

설사 저소득층 아이가 고소득층 아이보다 공부를 더 잘한다고 하더라도 어른이 되어서 저소득층 아이가 더 많은 소득을 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퓨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고소득층 출신의 아이가 대학 졸업장이 있는 저소득층 아이보다 부자가 될 확률이 2.5배나 높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메세지는 단순합니다. 부자가 되기는 어렵고 부자가 가난해질 확률은 낮습니다. 대학졸업장을 가진 소득 하위 20% 출신 학생이 소득 상위 20%로 올라갈 확률은 10%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캐나다의 소득 상위 1% 가구의 아들의 70%가 아버지가 일했던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고소득 가정의 아이들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서도 부자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바로 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가입니다. 한 가지 문제점은 저소득층 출신의 능력있고 똑똑한 아이들이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주 좋은 학교들에 지원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것입니다. 똑똑한 고소득층 출신 학생의 경우는 여러가지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고 따라서 자신의 성적으로 입학할 수 있는 비슷한 학교들에 지원합니다. 하지만 저소득층 출신의 똑똑한 아이들의 경우는 주변에 대학 입학과 관련해서 조언을 해 줄수 있는 부모나 친척들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성적보다 훨씬 낮은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소득층 출신의 똑똑한 학생의 34%만이 명문 대학에 입학하는 반면, 고소득 출신의 비슷한 성적의 똑똑한 아이들의 78%가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어떤 해결책들이 있을까요? 우선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현명한 재분배 정책이 필요합니다. 자녀세액공제(Child Tax Credit)나 근로소득세액공제(Earned Income Tax Credit)을 확대해서 아이가 있는 가계가 소득의 안정성을 조금 더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둘째, 부모들을 도울 수 있는 정부 프로그램의 확대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실시하려고 노력중인 모든 유치원 입학전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프리-케이(pre-K) 프로그램은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히 저소득층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이야기 할 때 더 다양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저소득층 부모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쉬울 수 있는 이 방법은 바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자신의 점수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에 대한 정보나 가족 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대학 등록금 비용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불평등에 대해서 물어보세요. 가장 많이 들리는 세 단어는 바로 교육(education), 교육, 교육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의 교육은 소득 상승의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반대로 현재의 소득 구조를 공고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없습니다. (The Atlantic)

원문보기

고소득층 출신 학생들(왼쪽)과 저 소득층 출신 학생들(오른쪽)이 지원하는 대학의 평균 SAT 점수와 학생 자신의 SAT 점수 차이 분포.

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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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입학등을 언급하지 않고도 소득에 따른 교육 불평등에 대해서 쓸게 너무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arned income tax credit 즉 EITC 제도는 한국에도 근로장려세제 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세액공제가 아닙니다. 차상위 계층에 보조금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Child tax credit은 자녀 양육 보조금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없는 제도입니다.

    Tax credit은 세액공제 제도가 아닙니다. 아마 영한사전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번역하신듯 합니다.

    • 급행님 지적 감사드립니다. 영어로 된 특정 제도를 번역을 하다보면 한국말로 어떻게 옮겨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영한사전을 보고 번역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한사전이 그래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번역을 올려 놓지 않았을까해서 참고하게 됩니다. 물론 영한사전에 가끔 이상한 번역들도 있지만 대체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제가 배운것에 따르면 Earned income tax credit은 저소득층 가계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가계에 상황에 걸맞는 tax credit을 IRS가 부여하고 이 가계가 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 있는 경우 실제로 지급해야 하는 세금을 tax owed(tax liability) - tax credit 으로 감면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www.irs.gov/Individuals/EITC,-Earned-Income-Tax-Credit,-Questions-and-Answers). 그래서 제 생각에는 근로장려세제보다 근로소득공제가 더 원래 의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Child Tax Credit도 가계에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자녀가 가계에 있고 (e.g. 만 16세 이하) 가계의 소득 수준이 정부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수준보다 낮은 경우 어린이 한 명 당 tax credit을 IRS가 제공하고 나중에 세금을 낼 때 tax owed (tax liability) - tax credit을 계산해서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www.irs.gov/uac/Ten-Facts-about-the-Child-Tax-Credit). 아이가 있는 가정에 도움을 주는 의미에서는 비슷하지만 제도가 운영되는 방식을 살펴보면 "보조금"보다는 "세액공제"가 더 원래 의미에 가까운 번역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위에 급행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은 earned income tax credit이 한국의 어떤 제도에 가장 correspond하는지에 관한 겁니다. 번역의 문제가 아니구요. Arendt님의 답변하신 부분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급행님이 지적하신 부분에 대한 답은 아닌 것 같네요.

  • 다시 읽어보니 제도 자체도 한국의 근로장려세제와 차이가 있네요. 위의 코멘트 성급하게 남긴 점 죄송합니다.

  • 맨 아래 그래프에서 왼쪽 꼬리가 저렇게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단순히 꼬리가 긴 게 아니라 한 지점에만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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