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 주도로 터키에서는 강력한 주류 규제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상점에서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주류를 판매할 수 없고, 쇼윈도에 술을 진열할 수 없습니다. 학교나 모스크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는 메뉴에 술을 올릴 수 없게 됐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터키 최대 주류 업체의 주가가 7%나 떨어졌습니다. 호텔업계는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고 있고, 세속주의자들은 이슬람주의의 귀환을 우려합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주류 제한 조치가 이슬람주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터키의 청년들이 술에 취한 채로 돌아다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술을 마시고 싶다면 집에서 마시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실제로 터키의 1인당 주류 소비량은 연간 1.5리터로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정의개발당 집권 10년 동안 터키 사회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종교 관련 교육이 강화되었고, 시골에서는 술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국내 비행기 노선에서는 알콜 음료가 자취를 감추었고, 여성 공무원들의 치마 길이는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에르도안 정권 하에서 승승장구한 부유층들 사이에서는 사치와 방탕이 심해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2014년 선거에서 대통령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주류 규제로 논란을 일으켜 인기 없는 대외 정책에 쏠려 있는 유권자들의 시선을 돌리려 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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