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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독재자 재판, 미궁 속으로?

과테말라 대법원이 전 독재자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Efraín Ríos Montt)의 학살 유죄 판정을 뒤집었습니다. 86세의 독재자에게는 극적인 승리이자, 과테말라 법원이 더 이상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고 기뻐하던 인권 운동가들에게는 큰 충격입니다. 2012년 재판이 시작된 이후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다가, 앞선 판결에서 80년형을 선고받았던 몬트는 이제 다시 가택 연금 상태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에는 모호한 구석이 있습니다. 판결 전체를 뒤집는 것이 아니라 재판이 잠시 중단되었던 4월 19일의 상태로 돌아가 재판을 재개한다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4월 19일이면 검찰 측 주장 전체와 피고 측 주장 대부분이 나온 상태로, 그때까지의 과정은 유효하지만 그 이후 재판정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무효입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같은 법정에서 그 이후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는데, 이때문에 재판 자체가 답보 상태에 빠질지 아니면 새로운 법정이 세워질지는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몬트는 1982년부터 1983년까지 17개월 간 집권하던 당시 발생한 학살 및 강간, 강제 이주에 책임이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몬트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을 때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를 환영했지만, 과테말라 내에서는 적극적인 몬트 구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보수적인 권력을 대표하는 기업 연합회 CACIF는 법원을 상대로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로비를 벌였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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