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와 60년대 영국에서는 병원을 소재로한 코미디물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란슬롯 스프랏 경도 그런 코미디물의 한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는 누구도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오래전에 배웠던 의학지식만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물론 그 캐릭터는 다소 과장된 면을 가지고 있었지만, 당시의 의학계는 실제로 그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가 되자, 아치 코크란이라는 인물이 이런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유효성과 효율성: 의료 서비스에 있어서의 확률이 끼치는 영향(Effectiveness and Efficiency: Random Reflections on Health Services)”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매우 혁명적인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의료 제도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치료, 우리가 따르는 치료과정, 우리가 환자를 다루는 방식은 다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검증된 적절한 근거에 기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놀랍게도, 당시에는 의학계가 위의 방식을 따르고 있지 않았습니다. 사 실 그 관습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990년 이루어진 한 연구는 70년대 미국의 경우 10-20%의 치료만이 근거에 기반하고 있었고, 1990년에도 그 비율은 2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근거중심의학(EBM, Evidence Based Medicine)으로 불리는 코크란의 생각은 많은 국가의 의료제도에서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논문 읽는 법(How to Read a Paper)”의 저자 트리쉬 그린할지는 근거중심의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준있는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의 정도를 수학적으로 예측하여 환자의 진단, 조사, 치료를 위해 요구되는 의학적 결정을 내리는 것”
데이브 사켓은 코크란의 생각을 보다 실용적인 형태로 아래와 같이 바꾸었습니다.
근거중심의학의 비판자들은 이 방식이 의사의 경험을 무시하고 의학과 환자들을 숫자로만 여긴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근거중심의학이야말로 경험에 의한 직관과 임상자료에 기반한 과학이 현실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입니다.
지난 4월, 영국의 자선단체 “과학적 감각(Sense About Science)”은 “근거중심의학이 중요하다”는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이들이 배포한 작은 책자에 실린 왕립약학회 의장 마틴 애스버리의 글입니다.
“우리는 근거중심의학이 현대의료제도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을 믿고 있습니다. 현대 의학은 엄밀한 비판없이 시행되는 수많은 치료법들에 의해 병들고 있습니다. 영국 국립건강서비스(NHS)는 매년 60억원을 동종요법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거중심의학을 통해서만 의사와 환자들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임상실험과 근거수집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이들은 의학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세기 우리가 이룬 인간수명의 연장과 향상된 삶의 질은 바로 여기에 기반한 것입니다.”
(Scil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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