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방송인 중 50세 이상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밝혀졌습니다. BBC TV와 라디오, Sky, ITN, Channel 5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481명 중 50세 이상 여성은 26명에 불과했습니다. TV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직원까지 포함해도 50세 이상 여성은 전체 인력의 7%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시간대나 프로그램의 성격을 불문하고 업계 전반에서 드러나는 현상입니다. 노동당의 문화부 그림자 장관 해리엇 하먼(Harriet Harman)은 TV업계의 나이 차별과 성 차별 관행을 지적하면서, 남성은 나이와 함께 지혜와 권위, 경험을 쌓아가지만 나이든 여성은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62세까지 BBC에서 진행자로 일한 애나 포드(Anna Ford)도 남성 동료들은 나이가 많아져도 계속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일을 하는데 나이든 여성 동료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작년 BB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TV에서 긍정적인 롤모델로서 양성 평등에 기여할 수 있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을 더 많이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먼 장관은 방송국들이 이번 연구에 자료를 제공하고 참여한 것 자체는 고무적이나,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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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대체 불가능하기보다는 여성이 제공하는 서비스 (육아 등)이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10대 애들 다루는 게 쉬울리가...
의견 감사합니다.
육아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사실이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구성원으로서 개개인을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특정 분야에 자신의 능력이나 뜻과는 관계없이 차별받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 기사가 지적한 문제점인듯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육아는 여성의 일이다, 10대 애들은 여성이 돌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여성들이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면, 그곳은 불행한 사회가 될 확률이 높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같은 논리가 모두에게 적용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의지와 선택을 존중받지 못하는 전체주의 사회가 될 것이고, '젊고 건강한 남성' '나이든 여성'과 같이 특정 집단에만 적용된다고 해도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특정 집단이 희생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1. 방송은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많은 업종입니다. 5분 짜리 영상을 얻기 위해 1시간 이상의 촬영을 해야할 경우도 있으며, 분장을 하기 위해 수 시간에 걸쳐 메이크업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질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면 야근, 밤샘 촬영 등 보이지 않는 추가노동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노동집약적인 산업입니다.
방송 업계는 간호사와 그 특성이 비슷하다고 여겨집니다. 월급은 적고, 일이 힘들고, 감성노동이며, 스트레스 가득, 신규 노동자의 유입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직업은 일정 기간의 휴직 후 복귀하기 굉장히 힘든 구조입니다. 성별을 떠나서 말이죠.
(Newsroom이라는 미드를 보면, 3년 휴직 조건이 들어간 계약을 퇴직과 동일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시로는 충분할 듯...)
2. 굳이 10대에 그 촛점을 맞추는 이유는...
영국의 10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혼모/부를 가진 나라입니다.
한국 10대들의 비행은 단순 일탈로 끝날 가능성이 있지만, 영국 10대들의 비행은 임신/마약이 얽힌 심각한 일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국인들이 내부적으로 수십개의 사회적 계층(왕족/귀족/평민을 떠나)이라는 것을 가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들이 현재의 계층 유지에 많은 자원을 투자할 것은 명확하리라고 생각합니다.
3. 이득은 낮거나 계산하기 힘들지만(재진입 비용이 만만치 않을 듯), 위험은 크리티컬. 더구나 이 업계는 교직처럼 휴직에 따른 보상을 제공할 수 없는 완전 경쟁 시스템입니다. 전 살아남은 분들에게 감탄하는 것 외, 어떤 말을 더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 아나운서 같은 특수 직종의 경우, 나이 많은 남자 & 젊은 여자 구도를 의도적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휴직 후 복귀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밑바닥부터 승진한 케이스가 아니라 이미지 때문에 얻은 자리라, 생존을 위한 실력 쌓을 기회가 박탈된 사람들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부연 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방송계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의도하는 바는 그 현실, 즉 예로 드신 "나이든 남성+젊은 여성"으로 진행자를 구성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재진입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근본적인 비판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체력이나 직업적 능력이 충분하고 스스로 그만 두려고 한 것도 아닌데 밀려난 여성이 있었다면, 그것이 외모나 나이에 대한 인식 때문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그 인식이 바뀔 필요는 없는 것인지를 살펴보자는 이야기이겠지요. 실제로 진행자를 선택하고 선호를 가질 권리가 있는 시청자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다는 근거를 기사 내에서 들고 있기도 하고요.
육아에 대해서는 추가로 좋은 정보를 많이 주셨습니다만,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의 청소년 문제가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모든 여성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아에 전념할 수는 없을 것이고, 또 남성 아닌 여성만이 그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육아를 선택하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더구나 이 기사가 다루고 있는 여성들, 즉 말씀대로 스트레스도 크고 보상도 적고 체력소모도 큰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서 이 길을 택한 소수의 여성들의 경우에는, 부당하게 자리에서 밀려나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데 "영국의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니 일보다는 육아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황당하지 않을까요. 차라리 "시청자들이 젊은 여성, 나이든 사람이라도 남성을 선호한다"는 말이라면 몰라도요. 엄마/아빠 중 한 사람이 전업으로 육아를 담당하는 것과 자녀의 탈선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다른 자료를 통해서 살펴봐야 하겠지만, 힘든 직업을 가진 부모들이 모두 가정과 육아를 100프로 포기하는 것도 아닐테고 전업 주부 하에서 자녀의 탈선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