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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신사 참배인가

이번 주로 예정되어 있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일본 고위 관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A급 전범 14명을 포함, 240만 전몰자들의 넋을 모시고 있다는 야스쿠니 신사는 주변국들에게 침략의 역사를 뉘우치지 않는 일본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올해는 총리 본인이 참배 대신 신사용 공물을 보내는가 하면 평년보다 훨씬 많은 의원들이 신사를 찾았습니다. 중국과는 영토 분쟁으로 사이가 악화되어 있고,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맞서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할 시기에 타이밍이 좋지 않습니다. 총리 본인과 국무대신, 외무성 장관이 직접 참배하지 않는 한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한다고도 하지만, 외무성 장관을 지낸 아소 타로 부총리의 참배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상에 놓여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임기 때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경기가 살아나고 자민당 지지율이 오르자 본색을 드러냈다는 평입니다. 4월 참배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배한 8월 15일에 벌어질 일입니다. 한 자민당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총리의 8월 참배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포석이라고 주장합니다. 8월에 총리가 직접 참배하지 않는 것을 당내 우익들이 비난할 상황을 대비해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 선수를 쳤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2006년에 야스쿠니 신사를 국가가 관리하는 재단으로 전환하고 전범들의 위패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일본이 새로 낸 상처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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