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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어떻게 두 명의 ‘잘못된 용의자’를 발견했는가

지난 19일 보스턴 폭탄 테러의 용의자로 엉뚱한 두 사람이 지목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확산된 경로를 분석해 잘못된 정보가 어떤 파급을 가져오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사건은 레딧(Reddit)에서 선일 트리파시(Sunil Tripathi)라는 브라운 대학의 인도계 학생이 잠재적인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사건 전부터 실종 상태였으며, 고등학교 동창이 용의자 리스트에서 그의 사진을 보았다는 언급을 하였습니다. 미국은 경찰의 무전 통신이 대중에 공개되어 있는데, 네티즌들은 이를 들으며 사건을 추적해 나갑니다. 새벽 2시 14분, 무전기에서 “성은 Mulugeta, M(엠)-U(유)-L(엘)-U(유)-G(쥐)-E(이)-T(티)-A(에이), 반복한다, Mike의 M(엠), Mulugeta” 라는 문장이 잡혔습니다. Mike라는 이름은 실제 이름이 아니라 Mike 할 때 쓰는 M이라고 철자를 설명한 것으로 들립니다. 우리가 차량번호를 말할 때 보자기 보, 도라지 도, 라디오 라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한 트위터 유저가 Mike Mulugeta라는 사람이 무전기에서 언급됐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새벽 2시 42분, Greg Hughes가 “용의자 1: Mike Mulugeta, 용의자2: Sunil Tripathi” 라고 트윗을 올렸습니다. 신기한 것은 어떻게 이 두 용의자가 연결됐는가 하는 것입니다. 경찰의 무전 내용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집단 지성)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었는데 새벽 2시 35분부터 45분까지 어디에서도 Sunil Tripathi 언급은 없었습니다.

어쨌든, 갑자기 소식이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7분 후 CBS의 카메라맨 Kevin Michael이 “경찰 무전기 스캔을 통해 두 명의 용의자가 지목됨: Mike Mulugeta, Sunil Tripathi”라는 트윗을 올렸고, Digg’s, Politico, Newsweek 등 주류 매체의 기자들이 그들의 트위터에 같은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새벽 3시, 미국 최대의 해커단체 Anonymous가 이 내용을 트윗한 것이 3,000번 넘게 리트윗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인터넷 뉴미디어가 기존의 매체를 완전히 앞질러버렸다며 승리를 축하하고 있었습니다. 정신 없는 밤이었습니다. 레딧에서 찾은 용의자가 몇 시간 후 경찰의 무전기에 언급되다니, 소셜미디어가 검찰보다도 몇 시간 먼저 용의자를 찾을 수 있었던 겁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역사에 남을 만한 한 걸음입니다. 이제는 디지털을 통한 크라우드소싱이 그 어떤 보도보다도 정확하고 빠르다는 걸 입증한 거죠.”

몇 시간후, NBC의 Pete Williams가 진짜 용의자는 체첸 지역의 형제들이라고 발표하면서 모든 게 일단락됐습니다. 레딧 운영자는 잘못 지적된 용의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들뜬 수사 열기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를 생각해보면 놀랍습니다. 정보의 권위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보스턴 경찰의 입에서 나온 정보라는 것이 신뢰할 만한 원천으로 받아들여졌고, 누군가가 내용을 잘못 연결한 데서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초기에 트윗을 퍼뜨린 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무전기에서 이름을 들었다고 증언합니다. Tripathi 라는 이름을 듣기를 기대하던 사람들이 들은 것으로 착각한 건지도 모릅니다. 이건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의 차이도 아닙니다. 어젯밤 사건은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 모두 참여하면서 번져나갔습니다. (The Atlantic)

(베스트 리플) 저는 크라우드소싱 연구에 참여했던 사람입니다. 크라우드 소싱에는 굉장한 이점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병 속에 들은 젤리빈의 개수를 유추하는 경우, 집단의 예측을 평균 내면 거의 언제나 들어맞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비행기에 있는데 파일럿이 쓰러질 경우에는 다른 파일럿을 찾아야지 집단에게 물어 그 평균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뇌수술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은 크라우드 소싱이 좋은 경우도 있지만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 있고, 사회는 어떤 상황이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인지 정확히 구분해내야 한다는 겁니다. 어려운 것은 이 상황이 한 사건내에도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레딧의 군중(Crowd)는 ‘하얀 모자를 쓴 용의자’가 나온 사진을 더 찾아내 인상착의를 명확히 하는 데는 도움을 주었지만, 잠재적 용의자를 찾아내는 미션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 실패는 자칫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을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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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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