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직 근로 비자 H-1B 가 4월 1일 신청 시작 이후 일주일 내로 소진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65,000명의 비자 발급한도가 이렇게 빨리 바닥을 보이는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인데,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H-1B는 학사 이상의 학위를 지닌 전문직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프로그래머 등 IT업계 종사자에게 특히 많이 돌아갑니다. 지난 몇 년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상원에서 이를 확대하려는 이민 개혁안이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지난주에는 산별노조총연맹(AFL-CIO)과 상무부가 새로운 저임금 노동자 비자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외국인 비자 발급에 인당 수천 달러가 소요되지만 경쟁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IT기업 뿐 아니라 작은 기업이나 미디어, 은행, 보험 회사에서도 H-1B 수요가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의 Pocket Gems라는 모바일 게임회사는 직원 150명 중 30명이 브라질, 케냐,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다양한 배경의 외국인으로 대부분 스탠포드나 하버드 등 명문대를 나온 인재들입니다. 페이스북, 인텔, IBM도 비자 발급한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 로비그룹을 만들고 더 많은 외국인을 뽑으려 노력합니다. “매년 수백 개 중국 회사가 저희 자리를 뺏으려고 달려드는데, 훌륭한 외국인 인력 없이는 경쟁하기 어려울 거예요.” 중장비 제조회사인 Caterpillar의 더그 오베르헬만이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외국인 근로비자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도의 젊은 인재들이 첨단기술을 배운 뒤 본국으로 돌아가버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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