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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비만과의 전쟁, 뉴욕시의 고군분투?

3선의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는 민주·공화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은 정치인이자 억만장자입니다. 다음 선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현 3번째 임기에는 그야말로 ‘말하는대로, 생각한대로’ 정책을 추진하는 결단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12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던 큰 페트병 들이 탄산음료 금지정책도 그 일환입니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주도 아래 “운동하자!(Let’s Move!)”라는 캠페인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 어린이의 17%가 비만입니다. 블룸버그 시장의 탄산음료 규제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특히 어린이들의 비만을 줄이기 위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코카콜라를 비롯한 회사들이 모인 미국 음료협회(American Beverage Association)는 블룸버그 시장의 ‘독재’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원에 뉴욕시를 고소한 상태입니다.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적어도 겉으로는 모두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16개 식음료 기업들은 2015년까지 자사 제품의 칼로리를 총 1조 5천억 칼로리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규제 당국도 더디게나마 학교 급식의 질을 높이고, 정크푸드 광고로부터 어린이들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리치몬드라는 조그만 도시의 탄산음료에 붙은 세금을 깎기 위해 기업들이 로비에 쓴 돈만 280만 달러(30억 원)입니다.

뉴욕시는 이런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학교 급식의 질을 개선했고 도시 곳곳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으며, 탄산음료가 지방으로 바뀌는 과정을 담은 다소 혐오스러운 광고까지 내걸고 할 일을 해 왔습니다. 빈곤 가정의 4세 어린이 비만율이 2003년 20%에서 2011년 17%로 낮아지는 등 성과가 나타났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뉴욕 주 정부는 탄산음료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뉴욕시의 정책 제안을 거절했고, 연방 정부도 저소득층의 식자재 쿠폰(food stamp)으로 탄산음료를 못 사게 하자는 블룸버그 시장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탄산음료 금지정책도 법원의 판결에 따라 백지화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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