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이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꼭 10년이 됩니다. 미군이 대부분 철수한 뒤로 이라크는 스스로 일어서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큰 버팀목은 단연 풍부한 석유 매장량입니다. 이라크의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 석유의 9%나 되는 1,430억 배럴로 추정됩니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국제 유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지난해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3백만 배럴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정부는 계속해서 석유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인데, 2020년 일일 생산량 1천만 배럴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 정도 수치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4백만~6백만 배럴 정도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쿠르드족 자치정부입니다. 이라크 북부 터키와의 접경지대를 관장하는 자치정부는 이라크 중앙정부로부터 석유자원 관리를 비롯해 상당한 권한을 받아 누리고 있는데, 이미 자체적으로 해외 기업이나 정부와 50여 건의 석유, 천연가스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이웃 터키에도 트럭에 원유를 담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정부 입장에선 쿠르드 자치정부의 행보가 못마땅해도 당장은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7년에 이라크 내각이 발의한 석유자원 관리법안은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라크가 석유 생산과 수출을 늘리려면 송유관과 항만 등 기반시설 확충이 필수적인데, 여기에 필요한 재원이 나올 만한 곳은 석유를 팔아 얻는 수입 뿐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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