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논란에 휩싸인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새책 “어제까지의 세계(The World Until Yesterday)”

저서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로 퓰리처 상을 받았던 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새 책 “어제까지의 세계(The World Until Yesterday)”에 대해 원시부족보호운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강력한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실의 측면에서나 도덕적인 측면에서나 완전히 엉터리이며 극히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이 책에서 다이아몬드는 원시부족이 일상적인 전쟁상태에 놓여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시부족민들이 문명세계의 우리보다 더 폭력적이라는 주장은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 책을 그냥 내버려둘 경우, 원시부족의 권리를 보호하는 우리의 운동에는 중대한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소수 인류학자들의 주장과 조작된 통계자료를 자신의 주장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다음과 같은 반론을 펼쳤습니다.

“원시부족들이 중앙정부의 부재로 인한  만성적인 전쟁에 시달리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원시부족민들을 ‘미개하고 무모한 야만인’ 또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평화주의자’와 같이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이 두가지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나와 같은 학자들은 종종 양측 모두에게 비판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서바이벌은 완고했습니다.

“그의 주장들은 인간사회가 한 방향으로 진화해왔으며 우리가 그들보다 앞서있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이 ‘문명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한 사고방식입니다. 원시부족들을 박해하는 국가들은 바로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그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보츠와나의 전 대통령은 칼라하리 부쉬맨 부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적이 있습니다. ‘컴퓨터의 시대에 어떻게 수렵채집생활을 고수할 수 있나요? 만약 그들이 살아남기위해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도도새와 같이 멸종하고 말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다이아몬드식 사고방식이 유해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이들이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 보호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은, 원시부족사이에 전쟁, 유아살해, 과부살해, 노인버리기 등이 횡행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극히 위험한’ 생각은 바로 이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원시부족에 대한 박해가 비난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평화로운 종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학대받지 않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바이벌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원시부족사회는 다른 모든사회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영토에서 자신들이 정한 법과 도덕을 바탕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책은 서양의 눈으로 미개한 종족을 바라보던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엉터리 과학으로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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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View Comments

  •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민감한 이슈지만 저도 다이아몬드의 주장이 좀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이 두 의견은 현실이 어떠한가와 함께,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곧 정의와 선에 관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어 더욱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본문에 언급되어 있듯이 다소 문화상대주의에 기울어진 인류학과 기술의 발전과 문명의 진보를 지지하는 과학주의가 부딪히는 접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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