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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을 둘러싼 공방

캐나다 북극 지방에 사는 이누이트족들에게 북극곰은 자연의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두려운 야수이자 문화의 상징입니다. 동시에 추운 지방에서 매우 요긴한 식량이자 가죽옷을 제공해주는 수입원이기도 하죠. 하지만 북극곰을 동물원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지구의 다른 지역에 사는 많은 이들에게 북극곰은 기후변화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동물일 뿐입니다. 이들은 이미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 북극곰 가죽 등의 거래를 완전히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다음달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CITES)’ 회의에서 충돌합니다. 미국은 북극곰을 현재 협약상 2급 보호 동물에서 1급으로 격상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1급이 되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북극곰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거래가 금지됩니다. 러시아가 미국을 지지하고 있고, 캐나다와 노르웨이, 덴마크(그린란드를 대표해 참가), 그리고 CITES 사무국은 미국의 의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전망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협약 참가국 2/3의 동의를 얻어내 북극곰이 1급 보호종이 되면 이미 바다코끼리의 상아와 일각고래의 뿔을 거래하지 못하게 된 이누이트족들의 생계는 더욱 막막해집니다. 이누이트족은 캐나다 정부가 허용한 범위 내에서 생계에 필요한 제한된 숫자의 북극곰만 사냥해 왔습니다. 기후 변화 때문에 북극곰의 숫자가 줄어들었다면서 기후 변화를 막을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당장 북극곰 사냥을 금지하는 건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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