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전 세계는 마약을 비롯한 향정신성 약물은 그저 불법으로 규정하고 금지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여겨 왔습니다. 마약은 UN헌장이 사회악으로 규정한 것이므로, ‘마약과의 전쟁’은 정책적 실패라는 비판에도 정당성을 지켜 왔습니다. 따지고 보면 마약을 금지한 정책은 조직 범죄의 확산, 불량 약품의 남용과 중독, 여기에 수많은 이들을 범죄자로 잡아들이며 치루는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까지 적잖은 부작용을 양산했습니다. 이제 정부들이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과 콜로라도 주 유권자들은 지난해 11월 주민투표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지지했습니다. 유럽과 아메리카의 12개 나라에서는 더이상 일부 마약의 경우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죄가 되지 않습니다. 마약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절반은 의료 목적으로 쓰이는 마약은 사회적인 마약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많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마약과의 전쟁에 지칠대로 지쳤습니다. 생산지, 이동경로, 소비자 집단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지는 상황에서 어느 한 곳의 범죄조직을 소탕한다고 마약이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Economist紙는 정부가 공공 보건을 위해 남용과 중독을 방지하고 의료적 목적을 위해 마약의 소비를 관리한다는 전제 하에 합법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생산과 유통 과정까지 정부가 종합적으로 관장할 수 있어야 암시장의 등장을 막고 범죄조직이 마약에 손을 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05년 미국 대법원은 연방 정부가 마리화나를 금지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일부 주에서 합법화가 됐더라도 연방 정부는 마약이 금지된 주로 마약이 흘러들어가는 걸 막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워싱턴, 콜로라도 두 주에서 마약 합법화라는 정책적 실험을 단행하기 위해서는 연방 정부가 법 집행을 잠시 미루고 시간을 줘야 합니다. 당장은 철칙과도 같은 UN헌장을 위반하는 행동이 될지 모르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을 바꾸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증거를 모으기 위한 실험은 장려되어야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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