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좋은 글을 골라 대여섯개씩 추천하는 theBrowser를 운영하면서 느낀 네 가지 교훈을 여기서 공유합니다.
첫째, 지금은 훌륭한 글들이 인터넷에 공짜로 넘쳐나는 좋은 시대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모든 글이 좋다는 건 아니나, 1%의 좋은 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항상 RSS 피드와 트위터를 통해 쏟아지는 글을 읽으며 친구들에게 추천할 만한지, 유용하며 흥미로운지, 일 년이 지나도 읽을만 한 글인지 평가하는데, 그런 좋은 글을 매일같이 몇 개씩이나 발견하고 행복해합니다. 이는 블로깅이라는 이름 아래 직업작가 외에 학자, 국제구호원, 법률가, 음악가, 의사, 경제학자, 시인, 금융종사자, 엔지니어, 출판업자와 컴퓨터과학자 등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글을 쓰기 때문입니다. 법률가가 대법원의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컴퓨터 전문가가 애플 OS 업데이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경제학자가 새 정부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정제되지 않은 흥미로운 견해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둘째, 출판사보다 작가가 중요해졌습니다. 신문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독자가 읽는 글을 선택하고 질을 보장하는 역할을 출판사가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글이 유통되고, 중간에서 작가와 독자를 연결해주던 출판사는 광고배너 등으로 오히려 방해만 됩니다. 앤드류 설리반(Andrew Sullivan)이 그의 정치블로그에 일년에 19.99 달러 구독료를 받기로 결정한 후 첫 한 달 동안 511,000 달러를 벌어들인 사례는 작가 중심의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등장을 암시합니다.
셋째, 꼭 ‘최근 글’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저는 글을 추천하면서 몇 년을 두고 읽을 만한 좋은 글이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걸 안타까워하곤 했습니다. 이는 신문 업계에서 ‘오늘의 신문’이 중요하다고 독자들을 교육해 온 덕분인데, 물리적으로 어제의 신문은 살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에서는 오래된 글을 찾아보는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전통 있는 신문이나 잡지 업체는 기록보관서에 묻혀진 좋은 글들을 다시 활용하는 걸 고려해볼만 합니다.
넷째, 간결한 글이 대세입니다. 인터넷은 오프라인과 달리 정해진 지면이 없기에 쓸데 없는 수식어와 부연 설명이 줄어듭니다. 관련 글이나 정보를 쉽게 링크시킬 수 있는 것도 이유의 하나입니다. 이 트렌드는 도서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긴 논문 대신 10,000~30,000 단어의 짧은 글이나 단편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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