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세계

북유럽 국가: 교훈

Economist紙의 이번주 특집 기사 ‘북유럽 국가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결론 기사를 소개합니다.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잡지 Economist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국가 패러다임이 방만한 공공지출과 높은 세금 탓에 위기에 봉착했을 때 북유럽 국가들이 과감하고 효율적인 개혁에 착수한 점을 높이 샀습니다. 하지만 소위 ‘복지병(病)’을 고친답시고 사회안전망을 다 걷어찬 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정부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해야 될 일을 한다면, 단지 지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정부를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거죠. 특히 북유럽 국가들의 독특한 장점으로 실용주의(pragmatism)와 뚝심(tough-mindedness)을 꼽았는데, 최고 수준의 복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사민당 정치인들도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에 합의한 뒤로는 군말 없이 새로운 실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소모적인 논쟁이나 마찰 없이 정부와 시장의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아 움직였다고 Economist는 평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의 경험이 소중한 건 이들이 1990년대에 겪었던 실패를 많은 나라들이 조금씩 다른 맥락이긴 해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오자 당장 과도한 정부 지출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복지국가가 화두가 됐던 우리나라의 대선이나 집권 1기 내내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수천만 명의 국민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던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북유럽 국가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북유럽 국가의 사회경제 모델은 무형의 수출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부와 관련 인사들은 기꺼이 사민주의 경험과 개선된 복지국가 모델을 알리고 이식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겁니다. 문제는 하나의 제도를 다른 사회에 이식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북유럽 국가의 사회경제 모델은 공적 영역과 사회에 대해 국민들이 높은 신뢰를 갖고 있는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형성된 겁니다. 북유럽 시민들에게는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와 개인주의에 대한 믿음이라는 얼핏 보면 상충되는 두 가지 가치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정부는 사회에서 개인이 누려야 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주도적으로 조성해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정부를 신뢰하는 겁니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정부의 크기나 세율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는 진짜 자산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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