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남아공 와인농장 노동자들 “남아공 와인 불매운동에 동참하세요”

광산 노동자들의 시위로 한 차례 몸살을 앓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번에는 와인농장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농장 노동자들은 하루 일당을 150랜드(18,000원)로 올려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제대로 조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이 벌인 산발적인 시위는 경찰에 진압되었으며, 수백 명이 체포되고 3명은 진압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루 최저임금은 여전히 69.39랜드(8,322원)에서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와인산업 규모가 1조 4천억 원 대에 이르지만, 노동자들이 일하는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농약에 중독돼 있으며, 위생 조건도 열악한 데다 아파도 쉬지도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급여를 와인으로 대체 지급하는 건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남아공은 술로 인한 기형아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된 뒤 농장주들은 노동자들을 사실상 합법적으로 착취하며 규모를 불려 왔습니다. 와인 생산량은 10년 만에 2억 2천만 리터까지 늘어났지만, 농장주들의 땅 한켠에 작은 부지를 얻어 숙식을 해결하는 노동자들은 해고될 경우 당장 생계가 위협 받기 때문에 어떠한 불만도 제기할 수 없었습니다. 노동조합과 이들을 지원하는 자선단체들은 대부분 수출되는 남아공 와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해외 수입업체들이 공정 무역의 가치를 내세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불매운동을 벌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수입업체 가운데 하나인 영국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는 다른 나라의 최저임금을 얼마로 정하라고 간섭할 수는 없는 문제라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Guardian)

원문보기

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