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에 걸친 폭발적인 경제성장 시기 동안 중국 공산당의 열성적인 지지층이었던 중산층과 부유층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새 지도부에게 숙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최근 광저우에서 일어난 신문 검열 반대 시위와 북부 대기오염 수준에 대한 인터넷 여론의 폭발 등의 사건에서 드러나듯, 불만의 중심에는 환경 문제와 알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통치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지도부가 확실한 경제 성장을 보장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인들은 지도부의 투명성 결여로 인해 삶의 질 향상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이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당이 제대로 할 일을 하고 있는지, 부정부패는 없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인들의 관심사가 현실적인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로 옮겨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변화의 조짐은 확실합니다. 유명인들이 ‘남방주말’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가 하면, 한 부동산 재벌의 요청으로 중국 내 74개 도시가 대기 오염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 주 월요일 유명 마이크로블로그 상에서는 ‘북경 대기’, ‘대기질’과 같은 단어가 수백만 단위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남방주말’이 지난 20년 간 수돗물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고 고백한 수도 관리 당국의 연구원 부부 인터뷰 기사를 낸 이후, 정부가 자료를 공개하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환경 오염 문제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 자체가 중국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 요구에 지도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대기 오염 문제 등을 보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는 했지만, ‘남방주말’ 시위를 3일 만에 강력 진압한 것도 역시 지도부의 조치였기 때문입니다. (NYT)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불가피한 인물도 다수 지명된…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View Comments
-'남방주말' 시위를 사흘만에 강력 진압했다고 하는데 주민 시위라면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강력 진압'이란 말이 적당하지 않은 거 같아요.
-중국에서 원문보기 접근이 금지되어 있는 관계로 '부동산 재벌'의 원문이 궁금한데요... 어떤 기업에서 자료 공개를 요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서른몇 개(제가 사는 남경 포함) 도시는 예전부터 온 시내에 전광판을 깔아서 공개하고 있었거든요. 공개 범위 확대를 요구했다는 말일까요? 한참 검색했는데 부동산 기업의 요청으로 정보를 공개했다는 사실은 검색되지 않는군요.^^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중국의 middle class를 대도시 거주, 고액 연봉 화이트컬러(연봉 한국돈 약 6천만 원 이상)로 잡아 전체 인구의 20%쯤으로 보고 있는데요, 에서 올 초에 전망하기로 이 middle class들이 환경문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이 계층의 이익이 중국 공산당의 이익과 배치되지 않을 뿐더러 본인이 공산당원 또는 고위직 공무원인 경우가 많아서 사회 안정을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인 관계로 서방 매체에서 기대하는 것보다는 중국 공산당과 협력 관계를 이루면서 '경제는 계속 성장시켜 주되, 견딜 수 있을 만큼 환경 문제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독일 방송국 기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만...
-원문에 'haul off'라는 표현으로 나오는데요, 그 말 자체로 '강력 진압'이라고 하면 좀 무리가 있지만 '(기사 첫 부분에서 인터뷰한) 휠체어 탄 시위자를 나흘째에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라는 인상적인 문장으로 기사를 끝맺고 있기 때문에 저의 해석이 가미되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듣고 보니 현지 분위기를 몰라 과도한 표현을 쓴 느낌이네요.
-'부동산 재벌'의 원문은 'real estate tycoon'입니다. 기사에는 판시이(Pan Shiyi)라는 이름이 나와 있는데 찾아보니 'SOHO차이나'라는 건설업체의 회장이네요. 부동산 재벌과 건설회사 회장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원문은 일단 그렇습니다. '이 유명인이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정보 공개 결정에 기여했다'정도의 의미인데, 줄이다 보니까 마치 이 사람 말 한 마디에 전국 여러 도시가 줄줄이 반응한 것처럼 읽히게 되었네요. 인명 검색을 꼼꼼하게 해보지 못한 점, 과도하게 연결 고리를 생략한 점 죄송합니다.
-일부 서구 매체들의 중국 관련 기사에는 어쩔 수 없이 희망사항이 담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사의 뉘앙스나 느낌면에서요. 옮기는 저 개인의 주관까지 담기지는 않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늘 꼼꼼한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중국 관련한 기사가 많아서 저도 종종 옮기게 되는데, 댓글 달아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에서 올 초에 전망하기로'는 'Deutsche Welle에서 올 초에 전망하기로'입니다. 독일어를 잘라붙였는데 실패했던 모양입니다.^^
-2.5㎛ 이하 초미세먼지(PM 2.5) 측정치 공개에 관한 이야기였군요. 潘石屹이란 사람이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에 베이징의 측정치를 미국대사관 측정치를 받아 올렸는데 1년 이상 그렇게 한 뒤에 정부에서도 공개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자신의 부인이 베이징에서는 늘 기침을 하는데 뉴욕이나 다른 외국 도시에 가면 기침을 안하는 것을 보고 미국대사관 측정치를 받아볼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초미세먼지를 측정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가장 먼저 주창한 사람은 아니었구요, '자연의 친구'라는 중국환경단체나 몇몇 개인이 먼저 했는데 이 사람을 실어줬군요.^^ 그러나 제가 보기에 미국대사관 측정치도 중국정부 측정치도 대도시의 초미세먼지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을 거예요. 측정하는 곳이 아주 여러 곳에 있어야 하는데(중국 도시는 어마어마하게 크니까요) 그렇지 못해서 믿을 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