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의 성전인 모스크 하면 대부분 둥근 아치형 돔과 네 귀퉁이의 탑, 가운데에 뾰족하게 솟아오른 첨탑 등 비교적 획일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꾸란과 율법에는 성전의 모양에 관해 아무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습니다. 건물이 반드시 메카를 향하고 있어야 하고,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보호 받아야 한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형식에 구속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이슬람교도가 소수인 지역의 도시들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건축이 잇따라 시도되고 있습니다. 독일 뫼르스의 라인강변에 자리 잡은 모스크는 화려한 보석상자처럼 생겼습니다.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의 모스크는 격자무늬가 새겨진 푸른색 돔으로 꾸며졌고, 호주 멜버른의 모스크는 환기장치를 통해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친환경 건축물입니다. 이런 시도들은 자칫 모스크 건축으로 이슬람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주변 지역 주민들과 빚어질 수 있는 마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한데, 건물의 외관 뿐 아니라 기능에 있어서도 전에 없던 혁신적인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독일 쾰른의 모스크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스포츠센터 뿐 아니라 레스토랑, 쇼핑 아케이드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호주 캔버라의 모스크 한 켠에는 컴퓨터실이 마련됩니다. 거부감을 덜 끼치며 지역 주민들의 삶 속에 자리 잡으려는 노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단체들은 물론 무슬림들에게도 너무 실험적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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