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소말리아 일대 해역은 지금도 그렇지만 오래 전부터 해적이 들끓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간섭이 거의 없고 서로에 대한 정보도 불충분한 상태에서 인질들의 몸값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해적과 피해국 정부(또는 선박회사)가 펼치는 협상 게임에 주목해 왔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는 1575~1739년 사이에 북아프리카 해적들과 스페인 왕실의 벌인 1만 번이 넘는 협상기록을 토대로 양측의 전략을 분석했는데, 스페인 왕실 측이 몸값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현재 소말리아 해적들의 몸값 협상 자료는 정리하기가 쉽지 않자 학자들은 전현직 해적들을 직접 인터뷰해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해적들은 실제보다 훨씬 더 정교한 수를 쓰는 척하며 몸값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나 회사 측의 전략은 대개 돈이 없다며 버티는 식이었습니다. 협상이 장기화되는 건 양쪽 모두에게 좋지 않습니다. 화물선의 경우 선적 화물의 상품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인질을 최소한 먹여 살려야 하는 해적들에게도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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