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파장을 가진 여러 빛이 동시에 눈에 들어올 경우 우리는 그것을 흰 색으로 받아들입니다. 다양한 파장을 가진 여러 소리가 동시에 들리는 것 역시 백색 잡음(white noise)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파동을 감지하는 시각, 청각과 달리 화학물질의 분자 구조에 따라 감각을 느끼는 후각에서 이런 백색 잡음의 존재는 알려져있지 않았습니다.
19일 미국립과학학회보(PNAS)에는 이스라엘 와이츠만 연구소의 연구진이 백색 잡음에 해당하는 냄새를 발견했다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맡는 많은 냄새들 – 커피 향, 장미 향 등 – 은 다양한 향의 성분들이 혼합된 결과입니다. 인간은 이러한 혼합된 냄새들 각각은 잘 구별하지만, 각 냄새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성분이 무엇인지 구분해내는 데에는 약합니다.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성분이 혼합된 향들을 구분하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전혀 겹치는 성분이 없는 완전히 다른 성분들로 구성된 두 가지 향의 경우에도, 두 향이 각각 충분히 다양한 향들을 포함한 경우 그 두 향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충분히 다양한 종류의 수십가지 향 성분이 혼합된 향을 “로렉스”향이라고 알려 주고 냄새를 맡게 하여 학습시킨 후, 다른 다양한 혼합향들 가운데 “로렉스”향을 찾게 한 결과, 성분의 개수가 많을 수록 전혀 다른 성분들로 구성된 향의 경우에도 “로렉스”향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것은 “백색 잡음”향이 하나의 독립된 냄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뇌는 혼합된 향을 분해해서 분석한 후 다시 이름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혼합된 신호 그 자체로 향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백색 잡음”향은 좋은 냄새와 맛있는 냄새의 중간 정도의 향입니다. 어떤 냄새인지는 맡아보아야만 알 수 있습니다.”
(Live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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