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이나 다 쓴 폐선박을 분해해 쓸만한 고철을 골라내는 선박해체업(ship-breaking industry) 분야에서 방글라데시는 세계 1위입니다. 2008년만 해도 전 세계 폐선박의 절반은 방글라데시 사람들 손에 분해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비율이 1/5로 떨어졌습니다. 선박해체업이 환경과 종사자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는 이유로 국내외에서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은 석면과 매연에 그대로 노출된 채 부상 위험을 안고 일합니다. 어린이들이 동원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방글라데시의 공익변호사단체는 이 문제를 대법원으로 가져가 강력한 규제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선박해체업이 주춤하자 업계에 종사하던 노동자 20만 명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것 뿐 아니라 국내 고철값이 치솟았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쓰는 철강의 절반이 선박에서 떼어낸 고철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러자 정부는 다시 규제를 완화했고, 환경주의자들과 변호사들은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노동 환경이나 형태 자체가 근본적으로 친환경이나 노동자의 안전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양측은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오랜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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