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st紙가 인쇄판에 20쪽 분량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를 실었습니다. 이슈 별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홉 번째 이슈는 “국방”입니다. 원문을 보실 때는 시장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는, 그래서 오바마보다는 롬니를 선호하는 Economist의 성향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국방 분야는 사실 두 후보 모두 크게 쟁점화하지 않는 사안입니다. 9.11테러 이후 부시가 벌려 놓은 전쟁이 국가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됐을 뿐 아니라, 미국 유권자들도 전쟁의 수렁에서 그만 빠져나오고 싶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입니다. 오바마의 정책은 뭐든지 비판하는 롬니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습니다. 두 후보의 공약은 국방예산안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갈립니다.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 해결책의 하나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통과된 예산관리법(Budget Control Act)을 통해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4,870억 달러(540조 원) 줄이기로 했습니다. 롬니 후보는 국방예산을 오히려 늘려 GDP의 4%는 반드시 국방비로 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계산대로라면 미국 국방비가 지금보다 2조 달러(2,300조 원) 늘어납니다. 한창 전쟁 중이던 부시 집권기에도 국방비는 GDP의 3.7%였습니다. 오바마의 예산감축안에 국방부가 반발하려 하자 롬니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공약을 내 놓은 거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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