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가 ‘세속적인 이슬람 국가’를 기치로 정한 이래 터키인들의 신앙은 일상생활과 엄격히 분리돼 왔습니다. 다른 무슬림 국가들에 비해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고, 산업화가 빨리 이뤄지고, 과학과 학문이 발전했던 것도 ‘세속주의 원칙(secular principle)’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집권 10년차 정의개발당이 이슬람 교의 가치를 종종 지나치게 내세워 터키의 과학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공립학교 교과과정에 꾸란 수업을 집어넣고, 국립대학 교수로 독실한 이슬람 성직자들을 채워넣은 정부는 지난해 국립과학원 회원을 앞으로 정부가 뽑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학자들은 학문과 과학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죠. “이슬람교가 번창하던 초기의 원동력은 대수학(algebra) 등 과학에서 가장 뛰어난 사회였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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