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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스프] 인류 문명의 단계는 ‘온라인 쇼핑’에 이르렀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쓴 해설을 스프와 시차를 두고 소개합니다. 스브스프리미엄에서는 뉴스페퍼민트의 해설과 함께 칼럼 번역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11월 8일 스프에 쓴 글입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을 교환함으로써 그 필요를 충족해 왔고, 이 교환의 효율은 문명의 발전 속도에 비례했습니다. 아니, 교환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술이 등장하면 문명은 그에 맞춰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국가가 힘을 가지게 되고 사회가 안정되자 교환의 기준은 금에서 화폐로, 또 신용카드로 바뀌었습니다. 동력을 생산하는 엔진이 등장해 운송 비용이 감소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물건의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시장은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0년, 세상을 물질 중심에서 정보 중심으로 바꾼 IT 기술은 삶의 점점 더 많은 영역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었으며 이는 쇼핑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물건을 진열해야 할 값비싼 도심 공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를 관리할 인력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여러 판매자의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으며,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해당 매장으로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한계 또한 명확했습니다. 물건을 보지 않고 사기 위해서는 판매자에 대한 신뢰와 물건에 대한 신뢰가 모두 필요했습니다. 즉, 초기에는 품질이 보장되는 표준화된 상품만이 온라인 쇼핑의 대상이었습니다. 또, 눈앞의 물건을 당장 가져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상품만 가능했습니다. 아마존이 선택한 책이 바로 그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90년대 온라인 쇼핑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 당시만 하더라도 인간 생존의 핵심인 옷과 식품류가 온라인 쇼핑의 주요 품목이 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리는 옷을 살 때 매장에서 여러 옷을 골라 직접 입어보며 크기와 디자인을 확인합니다. 식품은 신선도와 맛이 제각각 다르며 긴 배송기간 동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해결되었습니다. 물건을 당일 배송하는 여러 업체들이 등장했으며, 제품의 품질은 다른 사용자의 상품평이 보장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대면 접촉이 금기시된 코로나 기간 동안 우리는 조리된 음식 자체를 배달시켜 먹는 문화에 익숙해졌습니다.

지난 10월 29일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프리랜서인 소냐 앤더슨은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란을 통해 이런 온라인 쇼핑 문화를 다시 생각하자는 글을 썼습니다.

전문 번역: 잠들지 않는 도시, 혹은 오프라인 쇼핑을 하지 않는 도시

 

그는 뉴욕에 하루 배달되는 물건의 숫자가 240만 개라고 말하며, 이 배달이 기후온난화에도 크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세계경제포럼의 예측을 빌려, 2030년에는 세계 100대 도시의 배달 차량에 의한 탄소 배출량이 2020년 대비 32% 증가할 것이라 말합니다.

그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온라인 쇼핑이 우리로 하여금 물건을 더 구입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탄소배출과 쓰레기 등 환경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적어도 자신의 주변 상가와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뉴요커들은 온라인 쇼핑 대신 직접 물건을 구입하자는 것입니다.

그 논리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온라인 쇼핑으로 구입하는 물건이 꼭 필요한 물건이라면, 개인이 직접 차를 타고 이동해서 해당 물건을 사 오는 것보다 택배 시스템이 물건을 모아서 한 번에 배송하는 것이 에너지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이 우리로 하여금 온라인 쇼핑이 아니었다면 구입하지 않았을 물건들을 구입하게 만든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온라인 광고를 통해 물건의 존재를 알게 되고, 온라인 상품평을 통해 물건의 품질을 파악하고, 온라인 결제를 통해 물건을 구입합니다. 심지어 해외에서 구입한 물건의 배송 상태와 현재 위치까지 스마트폰만으로 파악이 가능합니다.

온라인 쇼핑은 어찌 보면 오늘날 거의 신성시되는 소위 ‘소비자의 필요’라는 절대적 개념에 의지해 인간이 유인원 이전부터 길러온 식욕, 소유욕, 경쟁욕구 등을 자극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야기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오늘날 지구를 지탱하는 경제 성장의 바퀴 자체가 새로운 시장, 새로운 제품, 새로운 욕망을 자극하는 이에게 경제적 보상을 주는 바로 이 사이클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비롯한 IT 기술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최근의 여러 책들이 바로 이런 글로벌 경제 시스템 자체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 IT 기술의 바로 다음 키워드인 메타버스가 우리로 하여금 기후변화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만들어 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메타버스 내에서 필요한 물건과 의류, 식품을 구입하고 전달받는 데 필요한 탄소 소비량은 바깥세상의 물건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메타버스 내의 내 아바타가 먹는 맛난 요리가 내 배의 꼬르륵 소리를 완전히 잠재우기는 힘들겠지요. 하지만 아바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아바타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되냐고요? AI를 탑재한 로봇이 해결해 줄 것이라 주장하며 자신에게 투자를 요구하는 또 다른 누군가가 등장하겠지요.

 

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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