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칼럼] 코로나19 후유증(Long COVID)

지난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는 세상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만 하더라도 다수가 백신을 맞고, 또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려 자연 면역을 얻으면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변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전문가가 예상하는 것처럼 앞으로 유행할 새로운 변이는 전파력은 강하더라도 치명률은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자체의 증상 외에도 사람들이 이를 두려워하는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롱 코비드(Long COVID)라고도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입니다.

코로나19 후유증의 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이 병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아직 우리가 내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의학적 권위를 가진 기관들도 증상만으로 이를 정의하며, 심지어 서로 정의가 다르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첫째, 코로나19 증상 이후 3개월 이내 발생하며, 둘째,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며, 셋째, 다른 대체 진단으로 설명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합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숨 가쁨, 피로, 열, 두통, 뇌안개(brain fog) 등의 뇌신경적 문제를 포함하는 다양한 증상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뇌안개 현상은 마치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증상을 말합니다. 보통 수면이 부족할 때 우리가 이런 증상을 느끼며,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같은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코로나19를 겪은 이들 중에는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뇌안개 외에 숨가쁨, 피로, 두통 그리고 심장의 두근거림과 관절 및 근육통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사진=Unsplash

코로나19에 걸린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후유증을 겪는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유증상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후유증을 겪는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연구에 따라 그 비율은 5%에서 30%까지 다양합니다. 적어도 코로나19에 걸린 이들 중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의 사람이 후유증을 겪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주 발표된 연구는 코로나19 후유증이 기존의 근육통성 뇌수막염 / 만성피로 증후군(ME/CFS)과 유사함을 보였습니다. 만성피로 증후군이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에도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한 가지 문제는 피로감은 거의 모든 질병에 동반되는 증상이기 때문에 이를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과 또 어떤 물질이나 측정 결과와 같은 검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주관적인 답변에 의존해 진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코로나19 후유증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또, 만성피로 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후유증의 원인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일 네이처에 실린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기사에 따르면, 후유증에 대한 치료제로 최소 26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각각의 치료제는 후유증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신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과, 코로나19 감염 이후 자가면역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 혈액 내에 미세 응고가 존재할 가능성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피로와 근력 약화, 기억력과 집중력 장애와 같은 증상에 대응하려는 노력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 능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진 항우울제 보티옥세틴을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게 투여해 뇌안개 증상이 개선되는지 살피려는 연구도 있습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때는 그 존재 자체가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후유증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단지 어떤 증상까지가 후유증인지, 그리고 언제 시작되고 얼마나 지속되는지, 또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가 남아있을 뿐입니다. 물론 남은 과제가 조금 많기는 하네요. 적어도 그전까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히 자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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