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칼럼] 체중 관리에 관해 우리가 모르는 사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새해 다짐들을 하고, 그에 관한 기사들이 나오죠. 운동, 금연, 체중 감량 등은 새해 다짐 단골 메뉴입니다. 지난 1월 3일 프리미엄 콘텐츠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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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바야흐로 다이어트의 계절입니다. 수많은 이들의 새해 결심 때문이죠. 아직도 체중 관리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사실들이 남아 있을까요?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이 다이어트에 있어 두 개의 절대 기둥(Two pillars of diet)이라는 점은 사실 몇 번의 인터넷 클릭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원칙은 오늘날 현대인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와도 잘 맞아떨어져 보입니다. 곧 우리 조상들은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눈앞에 먹을 것이 있을 때 과하게 섭취해 몸 안에 저장해 두었고, 먹을 것을 찾아다니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움직였습니다. 이 두 가지는 정확히 절식과 운동에 대응하지요.

이제 마치 모든 것이 밝혀졌고, 남은 것은 우리의 의지 문제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두 가지 방법으로 원하는 체중에 도달하고 또 이를 유지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더 많은 이들이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이른바 요요 현상을 겪는다는 점입니다.

2004년 시작돼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끈 “최고의 루저(The Biggest Loser)“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비만인 출연자들이 극도의 칼로리 제한과 극한의 운동을 통해 짧은 시간에 수십 킬로그램을 감량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발표된 연구는 이들 중 대부분이 요요 현상을 경험했다는 것을 보였지요.

“최고의 루저” 트레일러.

요요 현상은 급격한 체중 감소가 기초대사량을 낮추기 때문에 생긴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기초대사량은 인체가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입니다. 곧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면 인체는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게 되고 체중 감소는 더 어려워집니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는 건 체중 감소가 곧 근육의 감소를 부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인체의 여러 부위 중 근육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부위인데,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도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고의 루저”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들은 더 많은 근력 운동을 받았고 근육량이 줄지 않았습니다. 곧 이들의 기초대사량이 줄어든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일 수 있습니다.

지난 12월 15일, 뉴욕타임스에는 2021년 11월 발표된 “최고의 루저”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 아직도 우리가 인간의 다이어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체중 감소 방법인 위절제술을 받은 13명과 절식과 운동으로 체중을 줄인 “최고의 루저” 프로그램 참가자 13명을 추적하며 비교했습니다.

예상대로 위절제술을 받은 이들은 근육과 지방이 모두 감소했지만, “최고의 루저” 참가자들은 지방만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들의 기초대사량은 각자가 가진 근육의 양과 무관하게 비슷하게 감소했습니다.

“최고의 루저” 프로그램 참가자들에 대한 2016년 연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 적 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에 참가한 지 6년이 지난 참가자 14명을 조사한 연구는 이들의 체중이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보다 모두 증가했다는 사실과 함께 기초대사량도 증가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기초대사량은 프로그램 참가 전의 수준으로는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발표된 연구는 이들이 평소에 하는 운동량이 오히려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보였습니다. 곧 운동을 많이 하는 이들일수록 기초대사량은 덜 증가한 것입니다.

이런 기초대사량에 대한 혼란은 지난 2012년 탄자니아의 수렵채집인에 대한 연구에서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들은 현대인보다 몇 배 더 많이 움직였지만, 그들이 소모하는 칼로리는 현대인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논문은 이들이 성장과 같은 다른 신체활동에 써야 할 에너지를 덜 사용하고, 이를 사냥에 사용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실제로 수렵채집인의 체격은 작은 편입니다.) 이는 총에너지 사용 한계이론(Constrained Total Energy Expenditure Theory)이라 불립니다.

이번 연구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루저” 출연자들이 받은 과도한 운동에 대해 그들의 신체는 수렵채집인들처럼 반응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의 기초대사량은 프로그램 초기에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이들은 프로그램 이후 먹는 음식량을 다시 늘렸지만, 운동을 계속했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증가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체중은 다시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즉 이번 연구는 “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인체가 기초대사량을 낮게 유지하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말해준 것입니다.

그 외에 어떤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을까요? 우선 급격한 체중 변화는 기초대사량을 낮춰서 쉽게 요요를 일으킨다는 사실입니다. 연구를 주도한 이들은 체중을 서서히 줄인 이들의 기초대사량이 그리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는 급격한 체중감소 이후에는 운동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체중 감소를 방해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낮게 유지하게 만들면서 지방의 축적을 막는 역할도 했습니다. 곧 가장 운동을 많이 한 이들의 기초대사량은 가장 낮았지만, 지방도 제일 덜 쌓였습니다. 물론 우리는 구체적인 관계는 알지 못합니다. 논문의 저자는 어쩌면 운동이 입맛에 영향을 줘서 과식을 막았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여전히 절식과 운동은 다이어트의 두 기둥이라는 것입니다. 단지 그 기둥을 너무 급히 세우면 무너지기도 쉽다는 것이고, 또 두 기둥 사이에 아직 우리가 모르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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