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칼럼]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는 멀고도 험한 길

오미크론 변이가 대부분 나라에서 우세종을 차지하며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전염력은 강한데 다행히 치명률은 높지 않아서 역설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팬데믹의 끝을 뜻하는 엔데믹(endemic)의 시작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시차를 두고 소개하는 글은 델타 변이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8월 20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썼던 글입니다.


 

퓰리처상 저널리즘 분야에는 모두 14개의 상이 있습니다. 이 중 1998년 만들어진, 장문의 해설 기사에 주어지는 해설보도부문(Explanatory Reporting) 올해의 수상자는 아틀란틱의 대표적인 과학전문 기자 에드 용이었습니다. 그는 2020년 쓴 ‘코로나는 어떻게 끝나나’라는 기사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미국 정부는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2021년 8월 12일, 에드 용은 새로 등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어떻게 바꾸었고, 앞으로 코로나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한 새로운 장문의 기사를 썼습니다. 이 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팬데믹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고 보여 이를 요약해 소개합니다.

에드 용은 먼저 델타 변이에 의한 지금의 새로운 사태를 많은 전문가가 예측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지난 5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자들에게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며 규정을 완화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마치 코로나19에 대한 승리 선언처럼 보이는 연설을 했습니다. 에드 용은 록펠러 재단의 감염병 연구자인 사무엘 스카르피노의 “지난봄의 예측 모델들은 올여름이 코로나 이전의 여름과 같으리라 예측했습니다“는 말을 빌려, 그 조치들이 비록 아쉬운 결정이 됐지만, 당시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백신 접종 상황을 볼 때 그렇게 잘못된 결정은 아니라고 먼저 이야기합니다.

전문가들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사진=Unsplash

하지만 이제 바이러스가 달라졌습니다. 이전의 바이러스는 감염 재생산 수치 R0가 2~3 정도였습니다. 이는 한 명의 감염자가 두 명에서 세 명 정도를 더 감염시킨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는 평균적인 숫자로, 실제로는 특정한 한 명이 많은 이들을 감염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평범한 감염자 한 명은 다른 이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뜻도 됩니다. 하지만 델타 바이러스의 R0는 5~9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이는 대부분 감염자가 새로운 감염자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높은 R0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듭니다. 곧, 아무리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즉, 대부분 사람들이 백신으로 면역을 얻은 상태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속 전파될 것입니다. 게다가 백신을 맞았더라도 돌파 감염이라는 이름으로 코로나19에 다시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델타 변이의 시대에 백신을 꼭 맞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우선 첫 번째 이유는 백신을 맞으면 완전한 면역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카이저 가족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백신을 2차까지 맞았을 때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은 0.01~0.29%이며, 백신이 델타 변이로 인한 증상을 막아줄 확률은 88%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는 설사 코로나19에 걸렸다 하더라도 증상이 심해질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곧, 백신을 맞으면 델타 변이로 인해 입원해야 할 정도로 아프게 될 확률이 96%나 낮아집니다.

백신은 여전히 위에서 본 것처럼, 마치 지금의 거리두기가 목표로 하듯 시간을 벌고 의료기관이 마비되지 않도록 해주는 필수 요소입니다. 에드 용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금 우리의 목표는 완벽한 코로나의 정복이 아니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존재하는 상황에서 모든 이들이 면역을 가지게 되는 어떤 시점까지 피해를 최소화하며 도달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 백신과 마스크, 거리두기 등이 필요한 것입니다.

아직 전세계 백신 접종률은 16%에 불과합니다. 국민의 1% 미만이 겨우 한 차례 백신을 맞은 나라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에드 용은 결국은 대부분의 인류가 이 바이러스에 면역을 가지게 될 것이며, 코로나는 마치 지금의 독감처럼 하나의 풍토병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게 될 때가 올 것이라 말합니다. 새로 태어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이 없는 아이들이 많아지거나, 아니면 성인들의 코로나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질 때 이 바이러스는 다시 등장할 것입니다.

물론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에드 용은 이를 막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합니다. 곧, 건강한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검사해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기 시작하는지 미리 파악하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변이의 존재를 추적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폐수 모니터링과 구글 검색 분석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태풍을 예보하는 것처럼 코로나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스마트폰이 오늘 우산을 들고 나가야 할지 말해주는 것처럼 오늘 마스크를 써야 할지도 알려줄 수 있지요.

여기에 에드 용은 몇 가지를 더 제안합니다. 건물의 환기 체계를 개선하고, 회사는 직원이 유급 병가를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며, 학교도 아프면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되도록 출석 제도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마치 우리가 차에 탔을 때 안전벨트를 하거나 치약을 이용해 이를 닦는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계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며, 바로 이것이 코로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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