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퓰리처 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제리 살츠의 비평문 몇 편을 소개합니다.)
어떤 미술관에도 전시되지 못했고 역사적으로도 거의 잊혀졌던, 1875년 그려진 한 작품이 최근 프리즈 뉴욕 아트페어의 한 작은 전시장 벽에서 강력한 기운을 드러내고 있었다. 연필과 색연필로 그려진 이 단순한 스케치는 어떤 면에서 수 많은 불안감과 빼앗긴 자유, 발산된 감정, 분노의 전조, 텅 빈 세계, 눈물, 그리고 감금된 생활을 표현하고 있다. 밝은 노랑색의 기차는 붉은 석탄 차와 그림에는 나타나 있지 않은 짐칸 열차를 끌고 옥수수 밭, 정원, 울타리, 마을, 건물, 기찻길 등 미국인의 기억에 1875년의 풍경으로 남아 있는 공간을 지나간다. 이 그림은 동부 콜로라도, 서부 캔자스, 북부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북부 텍사스에 살던 샤이엔, 아라파호, 카이오와 족 중에서 전투에서 붙잡혀 재판도 없이 남동쪽으로 끌려가던 일흔 두 명의 여정의 마지막 순간이다. 한 때 야생의 말과 들소와 함께 전통적인 초원의 삶을 누리던 그들은 이제 짐짝 취급을 받으며 플로리다 주의 세인트 오거스틴에 위치한 포트 메리온 기지 내 감옥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이 잊혀진 열차에 타고 있던 일흔 두 명 중 한 명이었던 곰의 심장(Bear’s Heart)이다. 포트 메리온에 도착한 포로들은 엄격한 군대 식 생활을 하며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야 했다. 따라서 이들은 여느 수인들처럼, 자신들의 처지를 그림을 통해 남겼다. 위 그림은 공간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상반된 두 가지 감정을 즉각적으로 선사한다. 그림의 시점은 오른 쪽으로 휜 기찻길을 따라 정면에서 측면으로 바뀌며, 그래서 그림의 좌측면이 아래가 되고 이를 따라 농장과 울타리는 사방으로 뻗어 있다. 이 그림은 자신들이 감옥에 입소하기 전의 마지막 순간을, 견딤의 대상이 아니라 즐김의 대상일 수 있었던 바깥 세상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다. 이 그림을 그린 이가 이 작품을 남기기 위해 몇 년을 감옥에서 보냈다는 생각은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당시 스물 네 살이었던 곰의 심장은 다른 그림에서 샤이엔 족의 우주관이나 잠지리와 나비를 그린 그림을 남겼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예술이 상처를 치료하며 역사, 패배, 죽음, 상실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한다고 배울 것이다. 우리가 미술관에서 느끼는 것도 그런 감정이다. 그러나 곰의 심장이 그린 이 뼈아픈 그림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는 그 시기의 어떤 미술관도 훌륭한 원주민 예술을 영구 컬렉션으로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작품이 1875년 그려진 어떤 작품에도 대적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많은 이들이 곧 그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곰의 심장은 1881년 오클라호마에 만들어진 샤이엔-아라파호 이주지역으로 보내졌고, 서른 살의 나이로 결핵에 걸려 죽었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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