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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날 진실이 가지는 의미

무엇이 진실입니까? – 본디오 빌라도

진실은 진실이 아닙니다. – 루돌프 줄리아니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는 일요일 “밋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했죠. 그는 아래와 같은 예를 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나는 코미와 플린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코미는 ‘얘기했다.’고 합니다. 둘 중 무엇이 진실입니까?”

이건 추론이 아닙니다. 상반된 주장의 존재가 둘 중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두 주장 둘 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은 일단 제쳐둡시다) 하지만 이는 때로는 진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려주죠. 따라서 우리의 법체계는 상반된 주장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를 결정하기 위해 정교한 절차를 이용합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찾는 진실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죠.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수고를 하겠어요?

누군가는 이런 시시한 얘기를 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오늘날 진실은 공격받고 있습니다. 오웰이 그 당시에 한 말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죠: “우리는 이제 분명한 사실에 대한 재 언급이 지성인의 첫 번째 의무인 정도까지 가라앉았다.” 내 독자 중 몇을 지루하게 하고, 나머지를 짜증 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이게 제가 하고자 하는 말입니다.

사실에 대한 언급은 진실의 한 부분입니다. 대통령과 그의 공보 비서가 주장하듯이 트럼프의 취임을 보기 위해 내셔널 몰에 모인 군중이 역사상 가장 많았다거나, 또는 다른 모두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증인들이 진실을 말할 뿐 아니라, 모든 진실, 오직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의 사실은 보통 여러 다른 사실들의 복잡한 앙상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것을 말하지 않은 채로 하나의 사실을 말하는 것은 이를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진실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을 잘못 얘기하면서 특정 사실을 말하는 것 역시 은폐의 한 전략입니다. 이는 처칠의 유명한 발언을 상기시켜주죠. “전시에 진실은 매우 귀중하다. 그래서 그녀(진실)는 항상 거짓이라는 경호원을 동반한다.”

처칠의 발언은 사실을 잘못 해석하는 두 가지 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나는 우연히, 다른 하나는 고의로 하는 것이죠. 전자는 실수고, 후자는 속임수입니다. 둘 간의 차이를 구분하기는 보통 어렵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사실을 잘못 말한 뒤 증거와 함께 이를 스스로 수정했다면, 그 오류는 실수일 확률이 높겠죠; 그렇지 않다면 이는 실증적인 진술을 가장한 거짓이거나 신념일 것입니다.

누구도 모든 것을 알거나 실수를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공중 담론이 정보를 추가하고 고치는 과정에 참여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에 의존하고 있는 이유죠. 주장과 증거를 교환하며 결정의 근거가 되는 공유된 사실이 만들어집니다.

사실에 대한 언급 외에도 도덕적 진리 역시 진실의 한 부분이죠. 미국 독립 선언서는 이러한 자명한 진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론적 주장에 의심하는 사람은 이런 진리조차도 다르게 받아들이겠지만요. 하지만 도덕적 진리 모두를 거부하는 것은 자치 정부의 근거를 치명적으로 약화합니다.

이는 공적 주장(public argument)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실적, 도덕적 주장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주장의 한 예로 독립선언문은 언제든지 정부가 개인의 권리를 더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개인의 권리나 집단적인 권리와 의무를 진 사람들 공격해 기존의 제도를 거부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독립선언문은 조지 3세가 “절대 전제 정치”를 세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미국인의 권리를 공격했다는 주장에 대한 사실 역시 제공하고 있죠.

물론 공적 주장은 수학 논리 같은 것이 아닙니다. 도덕적, 실증적 주장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시기 영국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했던 몇 주민들은 영국 왕과 의회가 무지와 거리로 인해 실수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로서의 피해는 인정하지만, 그들의 의도에 대해서는 비방하지 않는 주장이었죠. 이러한 인내심 있는, 증거에 기초한 진술은 결과적으로 필요했던 개혁과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혁명에 굴복했습니다.

현재 자유에 대한 권리의 의미, 삶의 권리의 범위, 품위나 학대와 같은 개념의 이민 정책에 대한 적용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격렬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사실에 동의하고 있는 사람들도 이유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이론은 구체적인 사실보다 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왕성한 토론은 건강한 자치정부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몇 싸움은 계속되어야 하죠. 하지만 공동체의 성공은 궁극적으로는 널리 공유된 믿음에 기초해야 합니다. 기본 원칙에 대한 동의가 없다면 국민은 서로 싸우는 부족으로 나누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문화 전쟁을 의도적으로 악화시키는 것이 무책임하고 위험한 이유입니다.

지도자들은 “여럿으로서의 하나(e pluribus unum)”를 실현하기 위해 핵심적인 공통분모를 육성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런 정치력은 현재 적게 공급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William A. Galston)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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