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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브라더스의 과거와 미래(1/2)

2002년 초, 브룩스 브라더스를 갓 인수한 새 주인이자 대표이사인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는 이 미국의 전통을 상징하는 의류업체가 위기에 빠져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델 베키오는 브룩스 브라더스의 품질이 과거와 같지 않으며, 셔츠들은 사이즈가 맞지 않았고, 대표적인 제품인 네이비 블레이저가 정확한 네이비 색깔을 내지 못하는 등 여러 제품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오랜 고객들 또한 이를 눈치채고 있음은 물론이었다.

델 베키오가 새 주인으로서 처음 한 일은 그 앞의 주인이었던 영국의 의류업체 막스앤스펜서 시절에 얼마나 옷의 품질이 나빠졌는지를 두고 브룩스 브라더스의 오랜 고객들이 보낸 분노의 편지들을 읽는 것이었다. 막스앤스펜서는 가게에 걸어놓는 블레이저와 정장의 종류 또한 줄였다.

부유한 이탈리아 기업가인 델 베키오는 그 편지들을 읽으며 브룩스 브라더스를 예전과 같은 지위로 올려놓아야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나는 매출을 늘일 방법을 알았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알았던거죠.”

새로운 경영진은 지금이 비상 사태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했다. 델 베키오와 같이 캐주얼 코너(2005년 델 베키오가 매각한 여성의류브랜드)에서 일했던 경험 많은 상품 책임자 에랄도 폴레토와 함께 그들은 브룩스 브라더스의 모든 제품에 손을 댔다. 수백 종의 의류를 새로 디자인했고, 더 나은 소재의 천으로 바꾸었다. 새로운 제품이 매장에 전시되기 까지는 6개월이 걸렸다.

두겹의 멕시칸 캐시미어는 고급스런 세겹 이탈리안 캐시미어 스웨터로 바뀌었고 한 종류 뿐이던 블레이저와 카키 바지는 새로운 세 가지 디자인으로 늘었다. 2003년 4월, 매장에는 새로운 제품이 모두 깔렸고 오래된 팬들은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2004년, 델 베키오는 비공개 기업인 브룩스 브라더스가 1990년대 후반 이후 계속되던 적자를 마침내 벗어났다고 말했다.

지난 달, 링컨 센터에서 열린 브룩스 브라더스의 200주년 기념 정장 갈라파티에는 1,000여명의 우수고객과 유명인들이 참석해, 자신도 30년 이상 브룩스 브라더스를 입어왔다는 델 베키오와 브룩스 브라더스의 역사를 축하했다.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인 윈튼 마살리스는 자신들을 90년대부터 후원해온 브룩스 브라더스를 위해 미국식 재즈를 연주했다.

“브룩스 브라더스는 특별합니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창업자인 헨리 샌즈 브룩스의 책상과 골동품 시계가 있는 브룩스 브라더스의 첫 매장인 346 매디슨 애비뉴의 윗층 사무실에서 델 베키오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는 위대한 유산이 있습니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남색 마이와 흰색 버튼 다운 셔츠, 버건디 색 니트 타이, 회색 정장바지와 갈색 옥스포드 신발을 신은 델 베키오는 자신의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유산을 더 키울 겁니다. 내가 사라져도 지속될 회사를 만들려 합니다. 20년을 더 지속하거나, 다음 200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기업이 사라져도 남을 수 있는, 그런 전통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다음 소유자가 이를 감히 망칠 수 없는 그런 이름을 말이지요.”

브룩스 브라더스를 저가에 인수하다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는 이탈리아의 안경테 대기업인 룩소티카 그룹을 만든 자수성가한 조만장자인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의 여섯 아들 중 첫째로 태어났다.

델 베키오는 다른 많은 이탈리아 남자처럼 피아트(FIAT)의 창업자인 지아니 아그넬리를 통해 브룩스 브라더스를 알게 되었다. 지아니는 1960년대 초반부터 브룩스 브라더스의 오리지널 옥스포드 셔츠를 입었다. (그는 칼라의 버튼을 잠그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아그넬리의 스타일을 따라했다.

1982년, 룩소티카의 북아메리카 사업을 위해 뉴욕으로 건너온 델 베키오는 곧바로 매디슨 에비뉴의 브룩스 브라더스 매장을 방문해 옷을 구입했다. 1992년, 그는 브룩스 브라더스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룩소티카 안경 사업 허가를 내주며 브룩스 브라더스의 경영진을 알게 된다.

그러나 다음 몇 년 동안 그는, 브룩스 브라더스가 어떻게 오랜 기간 미국 대통령의 의복을 만들며 지켜온 미국의 정통 비즈니스 클래식이라는 전통을 잃어가는지를 보게 된다. 실제로 브룩스 브라더스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취임식을 비롯해 거의 모든 대통령의 옷을 만들었다.

1988년 브룩스 브라더스를 인수한 막스앤스펜서는 90년대 캐주얼 의류 열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디자이너들은 바나나 리퍼벌릭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따라하라는 말을 들었다. (직원들은 그 당시 자신들을 장난으로 “바나나 브라더스”라 불렀다.)

90년대 중반, 경영진들은 심지어 폴로 셔츠에서 상징적인 골든 플리스 로고를 없애기도 했다. 델 베키오는 당시 중요한 거래처의 입장에서 다시 로고를 넣으라고 말했다 한다.

2001년, 이 영국과 미국의 두 브랜드의 만남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명백해졌고, 전세계적인 경기 후퇴로 위기를 겪게된 막스앤스펜서는 브룩스 브라더스를 매물로 내어 놓는다. 9/11 이후 미국의 경기가 더욱 나빠졌을 때, 델 베키오는 브룩스 브라더스를 2억 2천 5백만 달러에 인수하게 된다. 이는 막스앤스펜서가 13년전 브룩스 브라더스를 인수할 때 가격의 삼분의 일에 불과한 것이었다.

경영진이 의류의 품질과 대중의 인식을 모두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첫 해가 지난 뒤, 브룩스 브라더스의 매출은 서서히 증가하게 된다. 2017년, 브룩스 브라더스는 미국에만 244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이는 2001년의 약 160개에 비해 50% 이상이 증가한 숫자이며, 이중 절반은 팩토리 아웃렛이다. 또한 블루밍데일, 로드앤테일러, 딜라드와 같은 백화점에도 들어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브룩스 브라더스는 50개국 이상을 진출해 있으며, 전체 매출의 35%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해외 매장을 일본에만 두고 있던 2002년에 비해 매우 크게 증가한 것이다. 물론 일본은 여전히 해외 시장 중 가장 높은 매출이 나는 지역이다.

2부로

(뉴욕타임스, Teri A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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