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리에A를 18번 우승하고, 유럽리그를 7번이나 제패했던 명문구단 AC밀란(1899년 창단)이 심각한 재정 위기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2017년 4월 홍콩계 중국인 리용홍 씨가 8억 6천만 달러(약 9,500억 원)에 구단을 인수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AC밀란의 재정 상황에 큰 우려를 표시하며, 만약 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유럽 클럽대항전 퇴출을 비롯한 여러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축구연맹은 각 구단을 대상으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칙(FFP, Financial Fair Play, 구단의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못한다.)을 AC밀란이 어기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규칙은 2009년에 합의되어 2011~12시즌부터 적용됐습니다. 각 구단의 재무건전성과 장기적 운영의 질을 높이기 위한 규정입니다.
AC밀란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10명이 넘는 선수를 사오는 데 2억 7천만 달러(약 3,000억 원)를 지출하였습니다. 밀란이 거둔 수입으로는 이적료를 충당하기에 한참 모자라고, 결국 유럽축구연맹이 규정하는 금액을 초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각 구단은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이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AC밀란은 세리에A에서 현재 승점 20점으로 7위에 머물고 있으며, 4위인 AS 로마와의 승점차이는 11점입니다. 세리에 A에서는 3위까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자동 진출하고, 4위는 조별리그에 들기 위해 한 차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합니다.
2주일 전 AC밀란의 경영진인 마르코 파소네와 데이비드 리는 스위스 니옹에 소재한 유럽축구연맹을 방문했습니다. AC밀란 측은 이 자리에서 준비해 간 160장의 자료를 동원해 4시간 동안 재정적 상황을 소명했지만, 유럽축구연맹은 밀란에 대한 재정적 의문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재정정 페어플레이 규칙 이외에도 리용홍 씨가 구단을 인수할 때 고금리로 빌린 3억 5천4백만 달러(약 3,900억 원)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금액은 헤지펀드인 엘리엇에서 빌린 금액으로 내년까지 갚지 못하면 엘리엇 투자사가 구단을 소유하게 됩니다. 유럽축구연맹은 12월 8일까지 AC밀란에 대한 감사와 재무건전성에 대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AC밀란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됩니다. 현재까지 재정적인 이유로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팀은 터키의 갈라타사라이, 러시아의 디나모 모스크바, 불가리아의 CSKA 소피아 등 세 팀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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