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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 사건이 이렇게 자주 일어나도 미국이 총기를 규제 못하는 이유

지난 몇십 년 동안 갈수록 많은 총기 난사 사건이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폭력조직 사이의 영역 다툼에서 비롯된 총격전이나 가정 폭력에 총기를 사용해 참극으로 끝나는 사례는 줄었고, 우리가 어느덧 익숙해진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그 자리를 메웠습니다. 컬럼바인, 오로라, 버지니아텍, 뉴타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에마뉘엘 AME 교회, 올랜도의 펄스 나이트클럽. 주요 사건이 일어난 곳만 나열해도 이렇습니다. 이번에는 텍사스주 서덜랜드 스프링스에 있는 제일 침례교회가 참극의 현장이 됐습니다. 이대로 가면 어디서든 끔찍한 참극은 반드시 또 벌어지고 말 겁니다. 지난 2015년 에리가 체노웨스가 멍키 케이지 지면에 썼듯이 총기 난사 사건이나 테러 공격은 모방범죄로 쉽게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총기난사 사건과 관해 정치학자들이 어떤 분석을 내놓았는지를 주요 질문을 중심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총기난사 사건이 자주 일어나면 총기 규제의 당위성이 높아지고 총기를 규제하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을까?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적절한 총기 규제가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으라는 의견이 나오고 이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집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교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뒤 데이비드 포르투나토는 교인들이 예배를 보러 갈 때 총을 지니고 무장한 상태였다면 총기난사범을 제압하고 자신을 지킬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하는 이들의 주장을 다각도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대니 헤이예스는 지난달 라스베가스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를 여론의 관심과 주목에 따라 그래프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58명이 숨지고 546명이 다친 라스베가스 테러 이후 벤자민 뉴먼과 토드 하트먼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가까이 살수록 총기 규제를 지지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은 바꿔 말하면 미국처럼 영토가 광활한 나라에서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총기난사 사건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매튜 라콤브는 전국총기협회(NRA)가 어떻게 회원들을 동원해 정치적인 발언권을 높였는지 분석한 칼럼에서 전국총기협회가 총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일종의 사회적 정체성을 심어줬다고 썼습니다. 총기를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는 현재 상황을 하나의 이상적인 이데올로기로 미화한 건데, 총기를 소유한 사람은 누구보다 애국자이고 자유를 지키는 누구보다 의로운 시민들로서 사회에 혼란을 가중하려는 급진주의자들과 엘리트주의자들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총기 소유에 찬성하는 견해와 백인들의 인종적 편견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알렉산드라 필린드라는 인종 문제에 관해 불만이 많은 백인일수록 총기 소유를 찬성하며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합니다. 다만 백인들이 흑인의 공격이 두려워 자신을 지키고자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총기 문제는 언제부터 두 주요 정당의 의견이 갈려 정치적 쟁점이 되었나?

총기 소유에 관해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공감대가 존재하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올해 초 마크 조슬린과 도널드 하이더마르켈이 이를 잘 설명해줬는데, 지금은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공화당은 대체로 총기 규제를 저항하는 편에 서 있습니다. 물론 지난달 초 스티븐 밀러가 지적했듯이, 공화당원 가운데도 핵심적인 총기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한 의원들이 꽤 많습니다. 조슬린과 하이더마르켈은 총기에 관한 문화가 점점 공화당의 정체성과 관련이 높은 가치들과 연동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썼습니다. 총기를 소유한다는 건 강력한 개인주의나 정부에 대한 불신,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중시하는 성향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미국에서 유독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총기 사고가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브라이언 필립스는 전 세계적으로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공격과 테러 조직이 계획한 공격 가운데 어떤 공격이 더 참혹한 결과를 낳았는지 살펴봤습니다. 결과는 나라마다 달랐는데, 미국은 독특하게도 개인이 감행한 공격이 테러조직이 계획한 공격보다도 훨씬 잦았을 뿐 아니라 사상자도 더 많았습니다. 키에란 힐리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다른 선진국과 미국을 비교하며 간단하고도 분명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너무나 폭력적인 사회라는 것이죠.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공격에 희생되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이유도 간단합니다. 수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총기류를 사기가 너무 쉽기 때문이죠. 힐리는 이렇게 썼습니다.

“무기는 원래 쓰임새가 목표로 한 대상을 해치는 용도다. 무기로 쓰기에 무기만큼 효과적인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무기를 구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트럭을 비롯해 다른 여러 가지 물건을 무기로 변용해 쓰려 하지만, 그 효과가 무기만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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