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의 브렉시트, 11월의 트럼프 당선에 이어 유럽은 또다시 포퓰리즘의 부상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대선 주자로 뛰고 있는 프랑스의 유로존 회의론자 마린 르펜이죠. 서구 민주주의와 국제기구와 제도들이 무력해 보일 정도로 포퓰리즘의 위세가 대단합니다. 최근 25개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는 포퓰리스트들에게 비옥한 토양이 되는 각국 국민의 “불만”을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영국과 미국에서는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60%와 63%, 프랑스에서는 무려 89%에 달했죠.
불만의 원인은 나라마다 달랐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실업, 영국에서는 이민, 미국에서는 테러가 각각 국민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년에 선거를 앞둔 독일 시민들은 불평등과 빈곤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는 한국도 포함되었는데,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자가 80%에 달했고, 57%가 가장 큰 문제를 실업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역주)
문제는 포퓰리즘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한 가지 문제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로 다른 문제들이 더 악화된다는 점입니다. 영국에서는 교육수준이 낮은 백인 유권자들이 브렉시트를 성사시켰지만, 정작 EU에서 탈퇴했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집단은 바로 이들입니다. 현재 제도의 장점을 보지 못하는 이들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프랑스에서 실업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의 수는 실제 실업자의 다섯 배에 달하고, 영국의 이민자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영국 내 이민자 비율의 세 배입니다. “문제가 심각하긴 하지만 당신 생각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라는 접근으로 불만에 가득 찬 대중에게 어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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