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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가정폭력 비범죄화 움직임, 배경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은 범죄일까요? 많은 나라에서 이는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의회는 상습적인 폭력과 큰 상해를 입힌 폭력을 제외한 가정폭력을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많은 러시아인이 개인의 권리라는 자유주의적 개념을 받아들였음에도, 푸틴 치하의 러시아는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비범죄화 움직임은 2016년, 정부가 러시아 법률상 폭력 가운데 가장 정도가 약한 “구타(battery)”를 비범죄화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에서 가정폭력만을 다루는 법이 따로 없는 나라는 러시아를 포함해 3개국뿐입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일반적인 피해자보다 더 취약한 위치에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폭력 범죄와 똑같이 다룬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구타를 비범죄화할 때도 가정폭력만은 예외로 두었고, 다만 인종차별적 폭력 범죄와 마찬가지로 최대 형량을 2년으로 두었습니다.

당시의 결정에 시민사회는 만족했지만, 분개한 쪽은 러시아 정교회였습니다. 교회는 “합리적이고 사랑이 담긴 체벌은 하느님이 허락한 부모의 권리”라고 주장했죠. 또한, 보수 단체들은 자신의 자식을 때린 부모가, 옆집 아이를 때린 어른보다 더 무거운 벌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이런 목소리에 따라 의회는 구타 초범에 대해 벌금형과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처하고, 피해자가 증거를 수집해 소를 제기해야 하는 사인기소의 영역으로 넣는 법안을 추진하게 되었죠. 반복되는 폭행은 제외되었지만, 1년의 기간을 두고 다시 폭행하면 초범과 같이 처리되는 구멍이 있습니다. 그렇게 추진된 법안은 두 번의 투표를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했고, 무난히 3차 투표를 통과해 입법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법안을 두고 국회의장은 “튼튼한 가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법”이라고 말했지만, 모스크바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아나 자브네로비치 씨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브네로비치 씨는 남자친구와 수년간 함께 살며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 사이의 언쟁이 폭행으로 번졌습니다. 그녀는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도움을 자청한 변호사를 만나 겨우 남자친구를 기소할 수 있었죠. “많은 사람이 가정폭력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에는 문화적인 뿌리도 있습니다. “그가 너를 때리면 너를 사랑한다는 뜻”이라는 러시아 속담도 있죠. 가정폭력 관련법 입안을 주장하고 있는 활동가 알레나 포포바 씨는 러시아에서 폭력이 “규범일 뿐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러시아 내무부의 통계만 봐도, 폭력 범죄의 40%가 가정 내에서 일어나죠. 포포바 씨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핫라인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여성의 70%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습니다. 관료주의적인 장애물은 피해자들을 좌절시키는 주범입니다.

풀뿌리 운동에 힘입어 사회적 인식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았겠지”라는 인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해시태그(#IAmNotAfraidToSpeak)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많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나누기도 했죠.

하지만 극단적인 보수층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동성애 확산” 금지법 발의로 유명세를 떨친 엘레나 미줄리나 의원은 “여자들도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모습에 불쾌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가정사에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법안 찬성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학부모 단체 관계자는 “가정은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한때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가정의 사생활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었던 시절을 경험한 러시아인들이 이 문제에 민감한 것 역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가정폭력 관련법 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부패한 경찰이 가정사에 개입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중세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는 반발에, 비범죄화 법안 찬성파는 “중세가 아니라 19, 20세기 유럽 문명의 가치를 되찾자는 것이라고도 반격합니다. 그 정도도 많은 여성에게는 충분히 큰 퇴보가 되겠지만요.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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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sope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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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좀 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존중해야합니다. 동성끼리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거나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가족을 이루는게 인정받는거 처럼 각각의 가족마다 삶의 방식도 존중받아야합니다. 평생가도 마누라 안 때리는 사람도 존중받아야 하고 가끔씩 마누라때리는 사람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 원래 댓글 같은거 안다는데... 아내를 마누라라 부르는것만 봐도, 배우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한건 짚어지는데.. 가끔씩 때리는 사람도 존중 받아야 한다니요.. 본인이 가끔 때리시나 보네요. 맞을 짓 한다고 때리다 보면 습관되고, 감정적으로 폭력이 반복됩니다. 인격적 범위내의 자녀 체벌과 배우자 폭력은 차원이 다릅니다. 되돌아 보세요, 본인은 맞을 짓 안하고 사는지..

    • 폭력을 휘두르는 게 존중받아야 할 삶의 방식이라니요. 설마 진심으로 말씀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 '가끔씩 마누라를 때리는 사람도 존중받아야 한다'고요?
      이런 편협한 사고방식은 어서 버리시는게 현대사회에서 편하게 사는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선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은 방해만 될뿐이죠.

  • 제가 만약 20년전에 '남자끼리 결혼하는것도 존중받아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라고 말했다면 '진심이냐?'라는 말이 나왔을겁니다. 지금은 안 그렇죠. 덧붙이자면 역사적으로 볼때 남자끼리 결혼하는거보다 마누라를 때리는 남편이 더 주류세력(다수)였습니다.

  • james park님의 사고방식은 전형적인 호모포비아의 사고방식입니다. 동성애를 옹호(?)하면 무조건 동성애자라는 사고방식이죠. 이런 편협한 사고방식은 어서 버리시는게 현대사회에서 편하게 사는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선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은 방해만 될뿐이죠.

    • 문제의 핵심을 전혀 파악을 못하시는것 같은데, 동성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도 physically 더 강한 사람이 그의 배우자를 폭행하는것도 같은 문제라는 겁니다. homophobia 문제가 아니잖아요. 님이 이성애자라면 여성 pro-fighter 랑 결혼해서 열라 쳐맞아 봐야 그런 생각이 바뀌시려나요. 현대사회 구시대 따질 문제가 아니예요. 오히려 김민수님께서 가정폭력이 묵인되던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빠져 계시네요. 솔직히 제 개인적으로는 homophobia까지는 아니고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옹호하지 않는 성향이 있습니다만, SNS나 이런 공개적인 인터넷에서 그런 제 성향을 밝히지 않습니다. 제가 동의하든 안하든 그들도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들이니까요.

  • 맞습니다. james park님 말씀처럼 공권력의 한 가정에 대한 폭력은 정당화될수 없습니다. 시시껄렁한 따귀하나에 경찰이 들이닥쳐서 체포하는 말도 안 되는 폭력은 없어져야죠.

    • 제가 조금 과격하게 답글을 달았는데도 침착하게 (sarcasm은 있지만 ^^) 예의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김민수님의 생각에 일부 동의하는 면도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 아내들이 억지로 폭력을 유도하여 본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혼을 유도하는 케이스를 몇번이나 봤습니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요. 그렇지만 법이란것이, 그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다수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필요한것 같습니다. 법을 악용하는 케이스에 휘말리지 않도록 스스로 지혜를 갖추는게 가장 중요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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