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러드 쿠시너에게 내가 2006년에 쓴 책 “입학의 대가(The Price of Admission)”에 사람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준 데 감사하고 싶네요. 나는 그를 만난 적도 없고, 요즘 세상에 이렇게 공짜로 무언가를 주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물론 나는 그가 도널드 트럼프의 사위가 된 것과 자문 역할을 하는 것이 내 책을 광고해주기 위해서거 아님은 잘 알고 있지만 어쨌든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죠.
내 책은 미국 고등교육기관들의 부끄러운 속살을 파헤친 책입니다. 바로 부자들이 어떻게 엄청난 돈을 기부해 부족한 자기 자식들을 최고의 학교로 보내는 지에 대해 썼지요. 뉴저지의 부동산 재벌인 찰스 쿠쉬너는 아들 제러드가 대학을 지원해야 할 때가 되자 하버드에 250만 달러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당시에는 하버드에 지원하는 학생 아홉 명 중 한 명만이 입학이 가능했지요. (요즘은 스무 명 중 한 명만이 가능합니다.)
나는 제러드의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그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less-than-stellar) 학생이었다는 말과 하버드의 결정에 씁쓸함을 느꼈다는 표현 역시 책에 써 놓았습니다.
“대입 지원실의 누구도 그가 하버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요.” 뉴저지 파라무스 프리쉬 스쿨의 한 직원이 내게 한 말입니다. “그의 성적(GPA)은 하버드에 들어갈 만한 정도가 아니었고, 수능(SAT) 성적도 마찬가지였죠. 우리는 그가 절대로 합격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짜잔, 그는 합격했어요. 우리가 다소 안타까웠던 이유는 그때 분명히 합격할 거라 생각했던 다른 학생이 합격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쿠쉬너 부동산 회사의 대변인인 리사 헬러는 지난 목요일 이메일을 통해 “찰스 쿠쉬너의 기부에 의해 제러드가 합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전해왔습니다. 또한 제러드의 부모인 찰스와 세릴 쿠쉬너는 “지금까지 대학, 병원, 다른 자선기관 등에 1억 달러 이상을 기부해 왔으며, 제러드는 고등학교때에도 뛰어난 학생이었고 하버드를 우등(honours)으로 졸업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제러드가 졸업하던 2003년, 하버드 졸업생의 90%는 우등을 받았습니다.)
내가 쿠쉬너의 경우를 발견한 것은 하버드 기부자들을 추적하던 중에 얻어진 것입니다. 나는 우연히 내가 오랫동안 찾던 문서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하버드 내부의 주요 기부자 명단입니다. 하버드는 이 명단에 400명 이상의 주요 기부자들을 두고 종종 그들을 초청해 술과 식사를 대접하고 유명한 교수들의 강연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 왔습니다.
나는 이들 대기업 대표, 석유 재벌, 투자자, 변호사, 컨설턴트, 가문의 상속자 등의 자식들이 하버드에 입학했는지를 확인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하버드는 분명히 이들을 입학에 있어 특별대우 했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나는 미국 인명사전과 하버드 동문회 명단을 통해 이를 조사했습니다. 찰스와 세릴은 모두 그 명단에 있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이름을 처음 들었지만, 부부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하버드가 이들을 특별 대우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찰스 쿠쉬너는 뉴저지에 25,000 개의 아파트, 사무실, 공장, 미개발지 등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부자들과 달리 그는 하버드 졸업생이 아니라 뉴욕 대학을 나왔습니다. 이는 그가 기부하는 이유가 자신의 모교에 대한 애정 때문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역시나, 그의 두 아들 제러드와 조슈아는 모두 하버드에 입학했습니다.
찰스 쿠쉬너가 다른 기부자들과 다른 점은 또 있었습니다. 그는 범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러드가 하버드에 들어간 지 5년 후인 2004년, 찰스는 탈세, 불법 기부, 증인에 대한 보복으로 유죄를 받았습니다. (이때 그를 기소한 이는 크리스 크리스티로 얼마전 트럼프의 인수 위원회에서 쫓겨 났습니다.) 찰스 쿠쉬너는 검찰에 협력한 자신의 매형을 꼬드기도록 창녀를 고용했습니다. 이 비디오를 자신의 누나에게 보냈고, 결국 2년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모든 분석을 마치자, 나는 내 가설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명단에 있는 400명 이상의 거부들 중에는 자식이 없거나 아직 자식이 대학에 갈 나이가 안된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 중 절반 이상이 적어도 한 명 이상을 하버드에 보냈습니다.
나는 또한 쿠쉬너와 하버드의 관계가 특별하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대학은 종종 사람들의 기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했지만, 이들의 기부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하버드는 찰스 쿠쉬너와의 관계를 감추려는 듯이 보였습니다.
쿠쉬너의 세금 기록을 찾던 중 나는 검찰에 제출된 그의 기부 기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998년, 제러드가 아직 고등학교를 다닐 때, 찰스는 하버드에 매년 25만 달러씩, 총 25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버드의 학장인 닐 루덴스틴을 찾아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나는 친분이 있던 하버드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내가 그에게, 아버지의 기부가 제러드의 입학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묻자 그는 “우리가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해 의견을 말하지 않는 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더 캐묻자 그는 전화를 끊었고, 그 뒤로 우리는 아직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하버드에서 제러드 쿠쉬너는 정부학(government)을 전공했습니다. 이제 35세인 그는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하려는 일, 그리고 그와 그의 장인이 미국을 이끌어 가려는 방향은 그의 고등학교 학점보다 훨씬 더 중요할 것입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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