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적군이 주둔하고 있는 도시를 포위한 장군은 직접 전투에 나서는 위험을 무릅쓰기 보다는 도시로 향하는 모든 보급선을 차단하고 적군이 배고픔에 항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흔히 사용합니다. 많은 의사 또한 암세포 정복에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꿈꿔왔습니다. 환자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암세포 절개 수술이나 항암제를 투여하기보다는 암세포를 자연적으로 아사시키는 방법이 훨씬 안전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 이 방법은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부족한 영양 상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환자의 건강에 직접 해를 끼치기 때문인데요. 부족한 영양 상태는 면역 작용의 일환으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종양 침윤 림프구(TILs: Tumour-infiltrating lymphocytes)의 활동을 저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가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발터 롱고(Valter Longo) 연구원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영양소 배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30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벌인 동물 실험에서 발터 롱고가 개발한 배합대로 영양소를 투여한 실험군 쥐의 종양은 그렇지 않은 실험군의 쥐에서 발견된 종양 대비 크기가 60%까지 줄어든 것인데요. 비결은 종양이 증식하는 데 필요로 하는 단백질과 당류의 영양소를 최소로 하면서도, 종양 침윤 림프구의 면역 활동 저하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독소루비신(Doxorubicin)을 첨가한 데 있었습니다. 실제 발터 롱고의 영양소 배합비율대로 영양소를 투여한 실험군에서의 종양 침윤 림프구 활동은 그렇지 않은 실험군 대비 240%까지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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