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큐스 대학의 역사학자 엘리자베스 래쉬 퀸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람이나 집단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사용 즉시 보호막이 만들어지며, 사람들은 당신을 부정하지 않게 됩니다.”
문명화된 의견의 충돌은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입니다. 사회의 가장 첨예한 문제에 관해 물리적 충돌 없이 논쟁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은 근대가 가져다 준 가장 큰 이득입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모든 문제 – 공공교육기금을 어떻게 모을지부터 어떤 대통령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 에 대해 의견보다 느낌을 말하게 되면서 공론장에는 미묘한 종류의 강압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감정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공자에서 그리스 스토아학파에 이르기까지 고대의 철학자들은 감정이 이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었습니다. 1990년대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시오는 뇌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제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가설을 실험했습니다. 건강한 뇌에서 감정이 추론과 의사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었습니다.
나는 남가주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다마시오 박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가 나의 개인적인 관찰을 토대로 한 의견을 과학적인 객관성으로 무참히 박살 내지는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나만큼이나 그 표현을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표현이 그저 감정을 드러내서가 아니라 개인의 의견을 드러내기보다는 부정확하게 감추기 때문에 “나쁜 사용 예”이자 “게을러서 생각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신호”라고 불렀습니다. “이 표현은 단순히 의심이나 직감 때문에 무언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여기에 “나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의 가장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표현은 우리가 가진 표현의 영역을 망가뜨리며, 추론에 있어서 감정의 복잡한 역할을 뭉개버립니다. 또한, 이 표현은 각자가 가진 의향과 외부의 증거들로 인해 만들어진 의견의 차이 – 오늘날과 같은 상대주의의 시대에도 남아 있는 그런 차이 – 를 감정을 다듬이로 사용해 없애버리도록 만듭니다.
“이건 아직 이론에 불과하지만, ‘나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라는 표현은 오늘날 날뛰고 있는 상대주의와 잘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코넬대학의 언어학자 샐리 멕코넬 지넷의 말입니다. “서로 다른 관점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그 사실이 모든 관점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인들은 종교의 엄격함과 보편적인 진실을 향한 계몽을 모두 버리고 자신의 내적 상태와 행복을 추구해 왔습니다. 1974년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인간이 어떤 객관적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이 불러일으키는 느낌에 집중할수록 주관성은 주관성 자체로 머물게 되며, 그의 표현 능력은 줄어들게 된다.”
자신의 느낌과 욕망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이 노력 – 요즘 유행하는 단어로 자기관리(self-care) – 은 작가인 크리스토퍼 래쉬가 말한 “가짜 자각(pseudo-self-awareness)”상태로 자신을 이끌 수 있습니다. 이때 그 사람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만족이라는 잣대만을 적용하게 됩니다. “새로운 나르시시스트들은 죄책감이 아니라 불안에 쫓긴다.” 래쉬가 1979년 자신의 책 “자기도취의 문화(The Culture of Narcissism)”에서 쓴 말입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확신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기보다는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할 뿐이다.”
크리스토퍼 래쉬의 딸이기도 한 래쉬 퀸 박사가 2001년 출간한 “인종 전문가(Race Experts)”에서 그녀는 치료적 자조(self-helf)의 유행이 좋은 의도를 가진 활동가들을 인종이나 경제 불평등 문제에서 실질적 이득을 추구하게 하는 대신 감수성 훈련 세미나로 내모는 방식으로 미국인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것 같이 느껴져요.”라는 표현은 바꾸기 힘든 사회구조에 대한 엄밀한 논쟁을 피하는 이러한 흐름이 세속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고 및 안전구역을 위한 표현이 그저 임시조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그들은 먼저 자기 생각을 모호하게 표현하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제대로 된 대화술을 가르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래쉬 퀸 박사는 말을 이었습니다. “‘나는 ~같이 느껴요.’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놀리기보다 저 표현과 ‘나는 ~라고 생각합니다.’라는 표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 같이 느껴져요’라는 표현이 흔해질수록, 이 표현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가지는 중요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나는 ‘느낍니다(feel that)’라는 표현은 이제 감정의 요소가 거의 사라진 것 같이 느껴집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언어학자 마크 리버만의 말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표현이 다시 오랜 습관이 된다 한들, 그 표현이 우리의 생각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런 것 같이 느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주장하고, 뼛속까지 느끼며, 그리고 세상과 나의 상호작용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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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지식과 생각하는 능력이 한참이나 부족해서 기사를 이해하고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것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언어라는 것이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것을 표현하는 일에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또 상대주의와 절대주의를 어떻게해야 지혜롭게 균형을 맞춰서 실제 삶에서 적용시켜 살아갈수 있을지에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삶에 있어서 다른 이나 가치관들 사상들을 각각 존중하고 그러면서도 경계를 적절히 두는 행위는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듭니다 평생 고민해야하는 문제일테죠